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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9세 처녀기사 박지연 2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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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본선 32강전>
○·퉈자시 3단 ●·박지연 2단

제1보(1~13)=중국의 신예 강자 퉈자시(19)의 활약은 놀랍다. 17세 때는 농심배 중국대표로 나와 4연승을 올렸고 지난달엔 중국 최대 기전인 창기배에서 아시안게임 대표인 저우루이양 5단을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차세대 선두 주자들이 구리·쿵제마저 제치고 정상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그 퉈자시가 동갑내기 여자 기사인 박지연 2단과 마주 앉았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여자 기사에게 ‘남자의 벽’은 높고도 높다. 남자들과 직접 경쟁하여 세계무대 본선에 오른 국내 기사는 아직 아무도 없다. 이번 대회서도 다들 여자는 ‘들러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털털하고 낙천적인 처녀 기사 박지연이 사건을 일으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돌을 가려 박지연이 흑을 쥐었다. 흑5로 굳힐 때 백은 으레 A로 갈라쳐 왔으나 최근엔 6으로 같이 굳히는 포석도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식의 바둑은 필연적으로 대모양을 형성하게 되고 침투와 공격을 반복하며 전투로 흐르게 돼 있다. 퉈자시의 백6은 한판 싸워 일찍 승부를 보자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8은 조금 이색적이다. 최근의 유행 포석은 ‘참고도’ 백1~7이다. 다만 우상귀 흑(참고도내 빨간 동그라미)의 날일자가 지금은 눈목자인데 이 차이가 8을 유도했을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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