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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우리 먹을거리 강화인삼 산지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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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대중화된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친숙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식품이기도 하다. 제대로 알고 먹으면 그 효과와 효능은 2배가 된다. 중앙일보 MY LIFE가 요리연구가 김은경씨, 채소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3명과 함께 경기도 강화 지역으로 인삼 산지 여행을 떠났다.

신선한 인삼을 직거래로 산다, 강화인삼센터

지난달 28일 오전 11시30분 경기도 강화읍 강화인삼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채윤(44·분당구 운중동), 박민정(34·강남구 양재동), 조지형(32·은평구 구산동)씨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인삼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광경을 보긴 처음이에요.” “냄새만 맡아도 건강해질 것 같아요.”

강화인삼 산지 투어를 위해 모인 이들은 채소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한 주부들이다. 채소 소믈리에란 채소에 대한 풍부한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채소를 활용한 요리를 만들고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날 인삼을 활용한 요리 정보와 각종 식재료 상식을 알려줄 전문가로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우리나라 채소 소믈리에 1호인 김은경(45)씨가 동행했다.

강화 읍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강화인삼센터에는 53개 점포가 빼곡히 들어차있다. 가족 건강을 챙기려는 주부뿐만 아니라 일본인·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로 붐빈다. 판매자들은 모두 인삼을 직접 재배하는 생산자들이다.

하얗고 가늘고 긴 인삼부터 사람의 모습과 흡사한 인삼, 흙빛이 나는 인삼까지 다양한 모양과 색의 인삼을 본 참가자들은 앞다퉈 질문을 쏟아냈다. 인삼센터에서 ‘기성네’를 운영하고 있는 김경임(61)씨는 “인삼 색깔이 진밤색·황금색·흰색·붉은색 등 각각 다른 이유는 토양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흙빛이 그대로 인삼에 밴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화인삼농협 총무과의 박삼영(34)씨는 “몸통에 2~3개의 굵은 뿌리가 있고 몸통의 색이 뽀얗고 빨간 반점이나 검은 반점이 없는 것이 좋은 것”이라며 “잔뿌리가 원형을 유지하며 많이 붙어 있는 것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잔류 농약 검사를 거친 인삼을 유통하는, 믿을 수 있는 구입처인지도 체크해야 한다.

레스토랑을 운영해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박민정씨는 “인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상식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재배자들에게서 직접 인삼 보관법과 종류 등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뜻 깊었다”고 전했다.

수확 후 10년은 연작 불가능, '지력' 받아 자란다

참가자들은 강화인삼센터를 나와 내년이면 6년근 수확이 가능한 인삼밭으로 옮겼다. 밭안내를 맡은 강화인삼농협 사업부의 이지영(33) 대리는 “강화도는 토질과 기후 조건이 좋아서 육질이 탄탄하고 향이 강한 인삼을 수확할 수 있다”며 “유효 사포닌의 함량도 높아 상품가치가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채윤씨는 “인삼을 수확한 밭은 10년 이상 지나야 다시 인삼을 재배할 수 있다는데 맞냐?”며 궁금해했다.

이 대리는 “인삼을 캔 밭에 거름을 충분히 주고 다시 심어도 인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며 “인삼이 거름이 아닌 ‘지력(땅힘)’으로 자란다는 것이 바로 이 얘기”라고 말했다. 인삼 재배는 땅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밭이 부족해 최근에는 논에 인삼을 심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채윤씨는 “당뇨 예방, 갱년기 증세 완화, 항스트레스 등 다양한 인삼의 효능이 땅의 기운 덕분인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건강음료나 샐러드 등으로 만들면 먹기 편해

오후 3시. 투어의 마지막 순서는 김은경씨의 요리 강좌로 이어졌다. 이날 소개된 요리는 수삼마주스와 수삼냉채. 수삼마주스는 블렌더에 요쿠르트와 수삼, 마를 넣어 갈아내기만 하면 된다. 바쁜 아침에도 3분이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수삼냉채는 채 썬 수삼을 영양부추·생밤·곶감 등과 곁들여 담고 유자청 레몬즙 드레싱을 끼얹으면 된다. 김씨는 “인삼을 보양으로만 섭취할 것이 아니라 생활 요리에 접목하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혼한 지 2주된 새내기 주부이자 요리 스타일리스트가 되려고 준비 중인 조지형씨는 “인삼센터와 인삼밭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인삼이 왜 그렇게 귀한 식재료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먹을거리를 제대로 알고 먹기 위해 자주 산지를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강화인삼 투어 참가자들이 인삼밭에서 인삼의 효능과 요리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지형·김은경·박민정·이채윤씨.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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