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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공무원이 조직개편안 반발 대응방안 문건 작성…농민단체에 배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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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복기왕 아산시장이 최근 발표한 민선5기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한 간부 공무원이 대응방안을 문건으로 만들어 관련 단체에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간부공무원은 최근 열린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일부 시의원들을 상대로 “(조직개편안 심의 등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시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아산시에 따르면 복 시장은 지난달 27일 ‘대과대팀제’를 골자로 일부 중복기능이 있는 과 부서를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현재 경제국 소관인 농정과를 농정유통과로 명칭을 바꾸고 축산과와 함께 농업기술센터로 이관, 농정분야의 효율적 통합을 이루겠다는 안이다.

 이 같은 안이 발표되자 지난 6일 열린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농민단체가 농정분야 조직개편안을 강행할 경우 강력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현수막을 내거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또 행사에 참석한 일부 관련 공무원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사표 낼 각오가 돼 있다.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해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열린 농민단체 모임에 관련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대응방안 문건이 배포된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 내부에서 조차 “단순한 의사표현이 아니라 항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복 시장은 “좌시하지 않겠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감사담당관실에 특별감사를 지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간부 공무원은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정단체 조직개편안에 반발하는 일부 공무원과 농민단체는 “이번 조직개편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농업기술보급과 지도기능이 약화될 것이다. 민원인 불편이 우려되고 부서 간 또는 기술직과 행정직과의 갈등으로 효율성이 떨어져 결국 그 피해가 농민에게 돌아 갈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복 시장은 최근 열린 농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아산의 미래 성장 동력 3대 축 중 하나가 농업이다. 그동안 지킬 줄만 알았지 성장시키지 못했다. 변화를 싫어하는 공무원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행정직과 지도직이 어울리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은 공무원의 논리다. 시장이 농업에 대한 관심이 줄고 사업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내년 예산으로 증명해 보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산시의회는 오는 16일 민선5기 조직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아산시는 다음 달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의에 조직개편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상정된 조직개편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공포, 시행된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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