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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괴물 류현진 살아났다 … 대만전 출격 이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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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조범현 감독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야구 대표팀이 11일 중국 광저우에서 첫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현지에 도착한 대표팀은 이날 낮 아오티 야구장에서 두 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일본시리즈 우승을 맛본 뒤 이틀 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한 김태균(지바 롯데)은 “동료들과 즐겁게 훈련하니 힘들지 않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금메달을 약속했다.

류현진(가운데)과 봉중근(오른쪽) 등 야구대표팀 투수들이 11일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광저우=이영목 기자]

 ◆에이스 류현진 ‘이상무’=초겨울 날씨인 부산에서 훈련했던 선수들은 섭씨 25도가 넘는 광저우 더위 아래 기분 좋게 땀을 흘렸다. 특히 투수들이 신났다. 윤석민(KIA)은 “덥고 습한 곳에 오니까 몸이 풀렸다. 또 공이 손에 착착 감겼다.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전승을 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훈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한화)은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며 웃어 보여 대표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예선 첫 경기인 13일 대만전 선발 투수에 대해 대표팀의 조범현(KIA) 감독과 김시진(넥센) 투수코치는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답해 예정대로 류현진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훈련 뒤 조 감독은 “부산에서 류현진이 부진(두 차례 평가전 평균자책점 12.71)했지만 오늘 상당히 좋아진 느낌이다. 대만전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류현진이 초반에 흔들리면 윤석민과 봉중근(LG)·정대현(SK)·안지만(삼성) 등 현재 페이스가 좋은 투수를 모두 쏟아 붓겠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대만 선발투수로는 우완 청훙원(미국 시카고 컵스) 또는 좌완 양야오쉰(일본 소프트뱅크)이 나올 것 같다. 둘 다 구위가 좋지만 정교함은 떨어지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눈물 젖은 햄버거=선수들은 음식부터 구장시설, 훈련시간 때문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강민호(롯데)는 “어제 광저우 도착 후 계속 햄버거만 먹었다. (중국식으로 볶은) 밥은 향 때문에 못 먹겠더라. 다들 화장실을 못 갔다”고 투덜댔다.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지겨울 만큼 햄버거를 많이 먹었다. 내게 햄버거는 굶어죽기 직전에야 먹는 음식”이라고 거들었다.

 열악한 구장 시설도 문제였다. 외야수 김현수(두산)는 “외야 잔디가 너무 거칠어 맨살이 베일 것 같다”고 걱정했다. 내·외야 모두 불규칙 바운드가 심해 야수들이 그라운드 적응에 애를 먹었다.

 대만과의 1차전이 야간 경기로 열리는데, 11, 12일 두 번뿐인 훈련이 오전에만 배당된 것에도 선수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날 오전 9시에 기상한 선수들은 “훈련이 끝나면 뭐하지”라며 난감해했다.

 훈련 보조요원들이 모자라자 현역 시절 명포수였던 조범현 감독이 직접 포수 장비를 챙겨 투수들의 공을 받았다. 감독이 직접 나서자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광저우=김식 기자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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