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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선택] K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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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통신 업종, 정말 이보다 부진할 수는 없었다. 최근 2년간 수익률이 그렇다. 코스피지수는 금융위기로 인한 나락에서 벗어나면서 저점 대비 거의 배 가까이 올랐는데, 통신업종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가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던 요인은 다른 산업에 비해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한 성장세에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국내 통신시장은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신규 고객은 별로 늘지 않았고, 고객 1인당 월 평균 매출액(ARPU)도 10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에 따른 마진 하락도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신 서비스 시장에 눈부신 변화가 일고 있다. 우리는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인터넷을 쓰기 시작했고(스마트폰), 유선만이 아니라 이동통신망에도 컴퓨터(태블릿PC)를 접속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해 TV를 보게 되고(스마트TV), 모든 업무는 가상 공간과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될 것이다(클라우드 컴퓨팅). 이런 모든 변화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상당 부분 진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전체 가입자의 10%가 이용 중이다. 내년 말이면 전체 가입자의 40%가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PC는 이달 중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이미 해외시장에선 이런 지각 변동의 여파로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주가가 26.6% 올랐고, 미국의 버라이즌은 18.2%, AT&T는 7.8% 상승했다. 중국의 차이나유니콤도 21.9% 올랐다. 과연 우리나라만 이런 흐름에서 예외일 수 있을까.

 한발 더 들어가 통신업종 중에서 누가 유망할지 살펴보자. 집이나 사무실에서만이 아니라 들고 다니면서도 인터넷을 쓰게 되면 통신망을 오가는 데이터 용량이 확 늘게 마련이다. 얼마나 좋은 네트워크를 갖췄느냐가 통신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네트워크 경쟁력이 가장 튼튼한 회사는 KT다. 무선 인터넷이라도 근간은 고속의 광통신망이 뒷받침돼야 한다. KT는 바로 이런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제일 잘 갖추고 있다. 총길이가 22만8000㎞에 이른다. 사실 통신사업의 성장성이 정체돼 있을 때는 이런 막대한 자산은 주가에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덩치는 큰데 돈은 제대로 못 버는 ‘비효율성’을 뜻해서다. 그러나 반대로 성장하는 시기에는 네트워크 자산 가치가 더 돋보일 수 있다.

 비단 KT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사업도 KT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은 1인당 월간 통화·데이터 매출이 5만4000~5만5000원 정도다. 기존 휴대전화(3만6000원)보다 50%가량 많다.

 배당 매력도 있다. 올해 말 기준으로 2000원 정도를 배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4만5000원을 오르내리는 현 주가로 따졌을 때 4.4% 정도를 배당으로 받을 수 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
제1회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 통신서비스 분야 실적추정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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