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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수술 받았으니 누워지낸다는 당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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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수술 후 재활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말이다. 특히 인공관절이나 관절내시경 수술의 경우 재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재활운동을 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회복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근육 쓰지 않으면 근력 급격히 떨어져

인공관절수술 후 바로 재활운동을 시작하면 치료효과를 높인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재활치료는 스포츠의학이 자리를 잡으면서 급격히 발전했다. 과거 의료진은 수술을 한 뒤에는 환자에게 무조건 쉬거나 통증이 줄어든 다음에 운동하도록 권유했다. 하지만 최근엔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다음날 환자를 서게 하거나 걸음마를 시킨다. 깁스나 보조기를 착용하고,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근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조기 재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연세사랑병원 재활센터에서 수술 후 재활을 한 그룹과 비재활 그룹을 비교해본 결과 수술 후 바로 재활운동을 시작한 그룹은 3개월이 지난 뒤 근력·근파워 두 가지 항목에서 정상범위 또는 더 뛰어난 재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재활을 하지 않은 그룹은 3개월 뒤 근력과 근 파워가 수술 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거나 더 악화된 것을 볼 수 있었다(표 참조). 이 병원 고용곤 대표원장은 “휴식이나 물리치료로 통증은 조절할 수 있지만 근 기능의 향상은 반드시 재활운동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구부리는 각도도 훨씬 좋아져

재활치료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무릎의 굴곡도를 높이는 것.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려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을 통해 환자가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 이상적인 굴곡도는 평균 120~130도. 정상인이 선 상태에서 무릎을 최대한 구부릴 수 있는 각도는 135~140도다. 또 계단을 오를 때 구부리는 무릎각도는 110~120도다. 따라서 125도 각도만 회복돼도 산을 오를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강남2병원) 스포츠재활센터 이정오 실장은 “수술 후엔 1년 단위로 1도씩 굴곡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근육의 유연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근력 강화 운동이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급격히 위축된다. 특히 체중을 지지하는 대퇴이두근(허벅지 앞쪽)의 근육량이 줄어든다. 이 근육을 단련해야 수술 이후 걸음걸이가 자연스러워진다. 남성이 여성보다 재활을 잘 하는 것은 평소 운동이나 활동량을 통해 근육을 잘 발달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고 원장은 “젊은 사람이나 운동선수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을 때는 정상의 90%까지 근력을 먼저 끌어올려준 뒤 시술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 3달 정도는 해야

인공관절 환자는 수술 후 실밥을 뽑는 1주일부터 운동에 들어간다. 자동굴곡기(CPM)나 사이벡스 같은 특수 재활장비를 이용해 무릎의 굴곡도를 높이고, 관절 근육을 키워 준다. 환자의 현재 근력 상태와 좌·우 근력을 비교하며 균형 있게 근기능을 회복하도록 도와줘 일상생활의 복귀를 앞당긴다. 적어도 세 달 정도는 재활운동을 해야 한다. 보통 입원 기간에는 병원에서 전문 운동처방사의 지도를 받고, 이후에는 가정에서 연습한다.

 재활운동은 ▶체중 지지 ▶목발 제거 ▶보조기 제거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시기 등 4단계로 진행된다. 근력운동은 등척성 운동에서 등장성 운동으로 변화시킨다. 등척성은 벽밀기와 같이 무릎이 고정된 상태에서 힘이 들어가는 운동. 등장성은 의자에 앉아 무릎을 폈다가 구부리는 동작이다.

 연세사랑병원은 10명의 재활치료사가 스포츠재활팀과 방문재활팀으로 나눠 재활을 돕고 있다. 방문재활팀은 5명의 재활치료사가 수술 후 2~3개월이 경과된 환자를 지방까지 찾아가 운동을 도와준다. 또 집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동영상도 제공한다.

 이 병원 관절센터 제진호 원장은 “수술은 재활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정상 근기능 회복이 늦어지므로 수술 전·후 재활치료는 필수”라며 “재활운동을 통해 대퇴근 위축과 결손율, 체중당 최대 근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무릎 수술 후 조기 관절운동, 왜 중요한가

1 펴는 운동은 대퇴부위의 흉터 형성을 방지한다

2 무릎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한다(완전히 구부리지 못하는 현상)

3 수술 후 적당한 자극은 이식 힘줄이 인대처럼 단단해지도록 돕는다

4 구축 예방은 슬개골(무릎 뚜껑뼈) 운동을 정상으로 유지토록 한다

5 관절 연골의 손상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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