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중앙서울마라톤] “달릴 땐 오만 가지 상념·고민 훌훌 날아가버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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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2000여 명의 건각들이 참가한 2010 중앙서울마라톤이 7일 잠실~성남 순환코스에서 열렸다. 10㎞ 부문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지나 송파대로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김태성 기자]

“선수 시절에는 금메달을 따도 기쁘지 않았어요. 내일부터 또다시 고된 훈련이 시작된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기록 단축, 건강, 체중 감량 등 수강생들이 바라던 목표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마라톤은 중독성이 강한 스포츠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이 많다. 마라톤 전 국가대표 방선희(38·부산외대 사회체육과 겸임교수·사진)씨는 완주의 기쁨을 나눠주는 데 중독된 마라톤 전도사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중앙일보 마라톤 교실을 연 그는 7일 중앙서울마라톤을 3개월 앞두고 12주 뉴발란스 마라톤 교실을 꾸렸다. 50만원의 수강료가 만만치 않았지만 60명 모집 인원이 하루 만에 다 찼다.

 방선희 마라톤 교실의 특징은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다. 개강 첫날 달리기 시험을 봐 반을 6개로 나누고, 코치 1명씩을 반별로 배정해 눈높이 교육을 실시했다.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두 번, 2시간씩 한강둔치와 양재천 등에서 중앙서울마라톤에 대비해 훈련을 했다. 그가 말하는 마라톤의 매력은 일반적인 통념과 약간 달랐다. “자기 자신이 가장 순수해질 수 있는 스포츠가 마라톤입니다. 일반 마라토너들이 러너스 하이와 엔도르핀을 얘기하는데 그건 아마 모든 생각이 깨끗해지는 걸 말하는 것 아닐까요. 달릴 때면 오만 가지 상념과 고민이 훌훌 날아가 버리죠.”

그는 이날 출발 전 수강생들과 간단한 미팅을 한 뒤 35㎞ 지점으로 이동했다. “가장 고통스러운 곳을 통과할 수강생들을 격려하러 간다”고 말했다.

글=김우철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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