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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 들어간 오바마 “100억 달러 거래 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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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7일(현지시간) 뉴델리 공항에 환영 나온 맘모한 싱 인도 총리를 포옹하며 웃고 있다. 오바마는 인도 방문을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거래를 성사시켰다. [뭄바이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 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섰다. 첫 방문지 인도에선 12억 인구의 거대시장 인도를 방문한 목적이 비즈니스 외교임을 공언했다.

 6일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도착한 그는 이날 오후 ‘미·인도 비즈니스 위원회’에 참석해 “이번 방문을 통해 100억 달러에 달하는 20개의 무역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미국 내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패인으로 지목된 경제 문제(10월 실업률 9.6%) 해결에 뛰어든 것이다. 사흘 전 중간선거 패배 회견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양국 간 계약엔 미 보잉이 인도 스파이스 항공에 27억 달러 상당의 737 제트여객기 33대를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바마는 인도에 반대 급부도 줬다. 그는 “미국의 수출통제시스템을 개혁해 수개월 내 양국 간 첨단기술 무역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장벽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미사일 관련 제품과 로켓 연료 등 군과 민간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dual use)’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인도의 1998년 핵실험 이후 군수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인도 상품의 수출을 통제해 왔다.

 오바마는 7일 오전 뭄바이 시내 고등학교와 대학을 방문, 외국 국민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공공 외교’를 펼쳤다. 그는 성 사비에르 대학생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고, 다양한 문화와 종교, 인류를 가진 다원주의 사회란 공통점이 있다”며 “민주주의의 축복을 바탕으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면 21세기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7일 오후 수도 뉴델리로 이동해 만모한 싱 총리와 비공식 만찬을 한 뒤 8일 공식 회담을 연다.

 ◆육·해·공 봉쇄=본지는 6일 백악관의 사전 승인을 얻어 경호 준비상황을 둘러봤다. 전 세계 언론사 100여 명으로 구성된 오바마 동행 기자단은 미국 언론 풀(Pool) 기자 4~5명을 제외하곤 모두 별도의 특별기를 이용해 오바마에 앞서 뭄바이에 도착했다.

 인도와 미국 정부는 오바마 주변의 하늘·땅·바다 삼 면의 모든 접근 경로를 봉쇄했다. 출입이 봉쇄된 해안 쪽엔 2척 이상의 해군 함정이 목격됐다. 인도 정부는 이날 뭄바이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다. 미 백악관은 테러 위험을 차단하고 투숙객 불편을 막기 위해 오바마 체류 동안 호텔 전체를 통째로 빌렸다.

 미국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뿐 아니라 전용 헬기 ‘머린 원’, 방탄 캐딜락 리무진 2대를 동원했다. 뭄바이시 당국은 남쪽 해안가의 타지마할 호텔로 향하는 길가에만 8000명, 공항 등 뭄바이 경비엔 4만3000명의 경찰을 동원했다. 호텔 입구 1㎞ 앞에선 아예 소형 장갑차를 동원해 일반인 접근을 봉쇄했다. 호텔 현관 앞에 설치된 금속물 탐지 보안 검색대를 거쳐 로비에 들어서니 폭발물 탐지견들이 호텔 곳곳을 돌아다녔다.

뭄바이(인도)=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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