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의 미 국무부 '우먼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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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흑인 여성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가 이끌고 있는 미국 국무부에서 여성 파워가 한층 세질 전망이다. 국무부는 1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석 중인 국무부 대외홍보담당 차관에 캐런 휴즈(48) 전 백악관 수석보좌관을, 교육 문화담당 차관보에 디나 파월(31) 백악관 인사담당 보좌관을 각각 지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두 사람의 기용에는 중동에서 자유를 확산하려는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중동에서 악화한 미국 이미지의 개선도 두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기대했다.

◆휴즈=텍사스의 TV 방송국 기자 출신이다. 부시 대통령이 2000년 대선 직전 "당신이 함께 일하지 않으면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2002년 7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며 공직을 사퇴하고 텍사스로 돌아갔다. 텍사스에서도 비공식적으로 부시 대통령을 보좌해 오다 지난해 재선운동 본부에 합류했다. 휴즈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면서 그의 입술 모양에 맞춰 연설 내용을 흥얼거릴 정도였다. 부시는 이날 성명에서 휴즈에 대해 "내가 가장 신임하는 참모 중 한 사람"이라며 "중책을 맡는 데 필요한 경험과 전문지식.판단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휴즈는 아프가니스탄을 세 차례 방문, 여성과 어린이의 생활을 향상시키려는 미국 정책에 참여했다. 휴즈는 "지금 우리는 이라크.레바논에서 자유의 힘을 목격하고 있다"며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나은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월=이집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했다. 아랍어에 능통하다. 중동 출신 미국인 중 백악관에서 가장 높은 직위인 인사보좌관을 맡아 왔다. 역대 인사보좌관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려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파월은 부시 대통령의 심중을 간파해 그가 선호하는 인물을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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