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지 춤 맛… 40대 안무가 4인 작품 한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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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무용의 창작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40대 안무가 4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무용 공연 전문 기획사 MCT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오늘의 춤작가 Big 4 초대전'에 작품을 내놓는 전미숙(47).안성수(43).홍승엽(43).안은미(42)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무용 평론가 장광렬씨는 "전씨의 작업은 여성성과 남성성을 교묘하게 아우르는 감각이 탁월하고 안성수씨의 작업은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움직임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씨는 또 "홍씨의 작품은 무용수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움직임이 높이 살만하고 안은미씨의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가 살아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이 예술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 현대무용의 중심 인물로 꼽을 수 있다고 한다.

네 작품 중 첫번째로 공연되는 안성수씨의 신작 '볼레로 2005'는 1997년 시작한 볼레로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라벨의 음악 '볼레로'를 사용하지만 음악에 동작을 맞추기보다는 움직임을 통해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공연 시간은 20여분.

두번째로 공연되는 안은미씨의 'Please, touch me'는 지난해 호암아트홀에 올린 작품을 손본 것이다. 즉흥성이 뛰어난 안씨 작업의 특성상 지난해 공연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야금이 연주되고 미술평론가 이정우씨가 노래를 부른다. 공연시간 15분.

전씨는 25분 길이 신작 '반.갑.습.니.다'를 선보인다. 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졸업생 6명이 참가해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펼치는 전씨의 작품은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다룬다. 홍씨의 작품은 2002년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50분 길이 '데자뷔'를 22분으로 줄인 것이다.

MCT 장승헌 대표는 "조촐하게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을 내다보는 기회로 공연을 마련했다"며 "춤을 좋아하는 기획자가 안무가들에게 보내는 짝사랑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12.13일 이틀간. 1만2000원~5만원. 02-2263-4680.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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