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71세에 대학원 진학 임규홍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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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진주산업대 대학원 원예학과에 입학한 임규홍(71.진주시 상대동.사진)씨는 매주 목.금요일 마다 아들뻘되는 교수들의 강의를 들으며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공부한다.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을 지키다 1999년 교감으로 정년퇴직한 그는 "원예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아름다운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교사로 있던 91년 57살에 아동문학가에 도전해 한국아동문학가상(동시부문)을 수상했다. 그 동안 펴낸 동시집만 해도 6권이나 된다.

퇴직후엔 한국인터넷방송교육위원회 경남지회장, 국민독서문화진흥회 경남지회장 등을 맡았다.

진주 아버지합창단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40여명의 단원 중 최고령이지만 아들뻘 되는 단원들로부터 형님소리 들으며 연습하고 있다.

인터넷도 수준급이다. 노인들에게 인터넷을 강의하는 자원봉사 강사로 활동중이며 각종 인터넷 검색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데다 개인홈페이지(musang.pe.kr)도 갖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바쁜데 경로당.노인대학에 왜 가. 원래 계획은 83살까지 사는 거였는데 이대로 가다간 100살까지는 거뜬할 것 같애. 아직 살 날이 30년이나 더 남았는데 칠순잔치도 안할 생각이여."

그는 내친김에 박사학위까지 도전할 작정이다.

요즘도 하루 네시간 자고 새벽 4시면 일어나 일과를 시작할 정도로 부지런하다.

자녀 2남2녀 중 장남을 제외하고는 며느리까지 교사로 근무하는 교육가족이다.

함양농업고를 졸업한 56년 위림국민학교 준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디딘 뒤 99년 하동 고남초등학교 교감으로 퇴직했다.

교편을 잡는 동안 소년.소녀 스카우트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 초등.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경상대 대학원 과정도 밟았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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