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분기점, 천안이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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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 선정과 조기 착공을 둘러싼 충청권 및 호남권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은 충남 천안, 충북 오송, 대전 등 3곳이 후보지로 꼽히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충북도.충남도.대전시는 분기역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으며, 광주시.전남도.전북도는 조기 착공 촉구에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기 착공 필요"=광주시는 분기역 후보지별 장.단점을 검토했으나 특정 지역에 대한 지지는 유보한 상태다. 충청권 지자체들의 이해가 엇갈려 자칫 분기역 논란에 휩싸일 경우 착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광주시는 그 대신 굴곡 구간이 많은 익산~송정 구간을 우선 착공해 호남고속철도를 2015년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기역에 대해 광주시는 천안의 경우 수도권과 최단거리 연결이 가능하고 대전 분기역에 비해 7분가량 소요시간이 단축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천안~목포 구간의 총 소요시간은 1시간 38분으로 예측했다.

반면 대전 분기역에 비해 약 6000억원의 추가 건설비용이 발생하고 대전권 행정기능과 연계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오송 분기역은 경북.충북선과 연결된 X축 형성으로 기존 철도망과 연계가 용이한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천안보다 4분 더 걸리고, 대전보다는 이용객 수요가 낮아 호남고속철도 운행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다.

대전 분기역은 기존 경부선을 활용함으로써 건설비용 절감 효과가 가장 크지만 크게 우회함으로써 천안 분기역에 비해 운행시간이 7분가량 늘어나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전남도도 "경제논리에 앞서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며 호남고속철도의 조기 완공을 역설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 "천안 분기역이 타당"=전북도 내 시장.군수들은 '오송 분기역'에 대해 "충북 정치인들의 이기주의적 발상이고, 전북도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적하고 있다.

천안 분기역이 가장 적절하며, 오송 분기역 노선은 20㎞가 늘어나 사업비가 1조원 이상 더 들고 운행시간이 4분 더 걸린다는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천안~익산은 322.6㎞(소요시간 50분), 서울~오송~익산은 342.6㎞(54분), 서울~대전~익산 356.2㎞(57분)이다.

승객 1인당 왕복 운임도 천안 분기역에 비해 오송 경유 때는 5800원, 대전 경유 때는 1만3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현욱 전북지사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은 정치적 타협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오송 분기역은 경제적.시간적 손해가 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충북 지자체와 정치권은 "복복선(複複線)건설이 아닌 기존 경부고속철도 활용의 경우 오송이 천안보다 오히려 4059억원의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호남고속철도 건설 기본계획 보완용역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2003년 11월 발표된 기본계획은 1단계로 2015년까지 수서~향남~분기역~익산 구간을 추진하고, 2단계로 2015년 이후 익산~목포 구간을 건설하는 것으로 짜여 있다.

장대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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