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이대호 … 데뷔 10년 만에 MVP 입맞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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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롯데 이대호(28·사진)가 2010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신인왕은 두산 포수 양의지(23)에게 돌아갔다.

 이대호는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92표 가운데 59표(64.1%)를 얻어 류현진(한화·30표)과 김광현(SK·3표)을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2006년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달성하고도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류현진에게 밀려 MVP를 놓친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롯데 선수의 MVP 수상은 최동원(1984년)과 손민한(2005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대호는 “2006년 MVP 투표에서 (류)현진이에게 졌을 때는 쓸쓸히 퇴장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정말 이 자리에 서 보고 싶었다”며 “앞뒤 타순에서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특히 함께 경쟁했던 (홍)성흔이 형에게 미안하다. 내년 목표는 상보다는 팀 우승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01년 경남고를 나와 롯데에 투수로 입단한 이대호는 그해 어깨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했다. 초년병 시절은 쉽지 않았다. 타격 재질은 인정받았지만 2002년 혹독한 감량 훈련 탓에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대호는 2004년 20홈런을 때려내며 신예 거포로 주목받았고, 2006년엔 84년 이만수(당시 삼성) 이후 22년 만에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쥐며 최고 타자로 자리 잡았다.

 2010년은 ‘이대호의 해’였다. 타율(0.364)·홈런(44개)·타점(133개)·득점(99개)·최다안타(174개)·출루율(0.444)·장타율(0.667)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타이틀을 따냈다. 7관왕은 프로야구 최초의 대기록이다. 지난 8월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 부문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대호는 이날 MVP 부상으로 45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받고, 타이틀 상금으로 2100만원(부문별 3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 12월 신혜정씨와 결혼한 이대호는 “아내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결혼 뒤 술 먹는 횟수가 10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신인왕 투표에서는 양의지가 79표(85.9%)를 획득해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데뷔해 2007년 3경기 출장에 그친 양의지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올 시즌 20홈런·68타점을 기록하며 공수 겸비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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