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산 SUV vs 수입 SUV, 가을 대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올 3월 기아 스포티지R 출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신차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회사의 운명을 건 소형 SUV,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중형 SUV, 1억원대의 대형 수입 SUV가 속속 시장에 나올 준비를 마쳤다. 다양한 크기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진 셈이다.

쌍용자동차 코란도C

 쌍용자동차는 소형 SUV ‘코란도C(C200)’를 국내 판매에 앞서 지난달 스페인 등 해외 시장에 수출했다. 연말까지 1만 대 가까이 해외에서 예약이 들어올 정도로 큰 인기다. 코란도C는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를 빛낸 ‘베스트 카’에 뽑힐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차다. 그러나 쌍용차 노사 간의 대립으로 1년이 넘도록 출시가 늦어졌다. 결국 국내 출시에 앞서 유럽에 먼저 코란도C를 공급하게 됐다. 올 4월 세계 40개국 80여 명의 해외 딜러를 초청한 사전 품평 및 시승 행사에서 호평을 받았다. 해외 딜러들이 당장에라도 차를 선적해 달라고 요청해 국내 출시보다 먼저 해외 수출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한동안 프로젝트명인 ‘C200’으로 불렸지만 국내 판매명은 ‘코란도C’로, 해외 수출명은 ‘코란도’로 정해졌다. 코란도C는 쌍용차가 모노코크(철제 뼈대와 탑승공간이 일체화된 형태) 차체로 생산하는 첫 SUV다. 그동안 쌍용차는 튼튼하지만 무거운 프레임(철제 뼈대 위에 탑승공간을 얹은 형태) 차체의 SUV만 생산해 왔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자동차·농업 부문 사장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쌍용차 인수 본계약을 맺은 뒤 바로 코란도C의 인도 내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본계약이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출시 일정도 비슷한 시기에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R과 한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GM대우 캡티바

 GM대우는 17일 폐막한 프랑스 파리모터쇼를 통해 출시 예정인 네 가지 신차를 선보였다. 이 중 관람객의 발길을 잡은 것은 중형 SUV인 ‘캡티바’다. GM대우의 첫 SUV였던 윈스톰의 후속 모델이다. 2006년 윈스톰 출시 이후 4년 만에 새 모델이 나온 것이다. 캡티바는 ‘액티브 온 디맨드’ 4륜구동(AWD) 시스템을 장착해 각 바퀴에 구동력이 골고루 배분된 것이 강점이다. 2.4L, 3.0L의 휘발유 엔진 모델과 2.2L 디젤엔진 모델로 출시된다. 새로 선보이는 3.0L 휘발유 엔진은 6기통 직분사 엔진으로 동급 최고 수준인 258마력을 낼 수 있다. 경사면에서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 현상을 제어하는 시스템(HSA)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덕분에 안전성도 높아졌다. 푸른 빛의 실내 무드 조명과 비행기 조종석 같은 운전석도 눈에 띈다. 발광다이오드(LED)가 장착된 방향지시등과 측면의 공기 흡입구처럼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인 외관으로 강인한 인상을 줬다.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3열 좌석 구조로 실용성도 높다. 경쟁 차종은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R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우선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으로 국내 출시 일정도 본사와 논의 중”이라며 “시보레 브랜드로 판매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포드 링컨 뉴 MKX

 수입 SUV 시장에서는 미국산의 공세가 거세다. 미국을 대표하는 SUV인 크라이슬러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신형 모델이 12일 나온 데 이어 다음 달에는 GM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 에디션과 포드 링컨 뉴 MKX가 국내에 상륙한다.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 에디션은 GM의 SUV 중 최고급 차종으로 6.2L 대형 엔진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큰 차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눈에 띄는 대형 SUV다. 미국 백악관에서 대통령 경호차량으로 사용될 만큼 웅장한 차체가 자랑거리다. 최고 출력 403마력 덕분에 스포츠카 못지않은 주행 성능도 돋보인다.

 링컨 뉴 MKX는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차종이다. 모터쇼 당시 한국인 디자이너 하학수(40)씨가 외관 디자인을 담당해 화제가 됐다. MKX가 2007년 출시된 이후 3년여 만에 전면부와 후면부의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이달 미국 내 출시에 이어 다음 달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3.7L 엔진을 달아 최고 출력 305마력을 낼 수 있다.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