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 벤츠 '수출 커넥션'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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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제 장물 차량의 국내 유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일본에서 도난당한 차량을 한국에 수출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내고 일본 경시청에 수사 협조를 의뢰했다.

경찰청 외사과는 27일 일본에서 훔친 벤츠를 국내에 수출한 자동차 판매업자가 한국인 자동차 딜러 유모(47)씨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유씨가 한국 자동차 수입회사를 통해 독일에서 재발급받은 시동키로 일본에서 벤츠 차량을 훔치는 데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일본 경시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F사는 지난해 10월 일본에 있는 벤츠 S55 AMG 모델의 한 차량에 대한 시동키를 독일 회사에서 재발급받았고, 이 열쇠는 다시 일본의 유씨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차량은 한달 뒤인 11월 22일 밤 일본 나가노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벤츠 차량은 시동키가 없으면 주행이 불가능한 점으로 미뤄볼 때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시동키가 차량 절도에 사용됐고, 다시 한국에 수출되는 과정에 유씨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씨에 대한 관련 자료를 일본 경시청에 넘겨 체포를 의뢰하는 한편 유씨 배후에 전문 절도 조직이 있는지 등에 대한 공조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또 일본에서 도난당한 뒤 한국에 수입된 7대의 고급 승용차 중 4대가 유씨를 통해 수입됐고, 일부는 차대번호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일본 경찰은 이달 초 차량말소 증명서를 위조해 도난 차량을 한국에 수출하려 한 혐의로 재일동포 김모(59)씨를 검거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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