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김경문 감독 ‘금메달 배트’ 최고가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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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300만원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370!”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무대에서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명사 기증품 경매 현장. 두산베어스 김경문 감독이 내놓은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기념 배트’가 370만원에 낙찰된 이 순간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최저 가격 10만원’으로 경매가 시작된 이 배트는 50만원씩 가격이 계속 뛰기 시작, 결국 5~6분 만에 370만원을 제시한 이한수(51)씨의 손에 쥐어졌다. 이날 전국 4개 장터에서 열린 경매의 최고가다. 이 배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기념해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의 사인을 넣어 특별 제작한 물건이다. 이씨는 “9전 전승의 기적이 담긴 물건이라 오늘 나오기 전부터 반드시 살 생각이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위아자의 취지를 알기 때문에 1000만원이었어도 샀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뜨거운 햇살도 이날 명사 경매에 쏟아진 관심을 막지 못했다. 사람들은 양산·모자·선글라스·신문 등을 총동원해 햇빛을 피하며 경매에 참여했다. 아버지와 아들, 회사 동료끼리 함께 앉아 적당한 가격을 논의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격을 상의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명사기증품 경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테니스 라켓을 경매하고 있다. 이 라켓은 180만원에 팔렸다. [김경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용하던 사인 테니스 라켓을 얻기 위한 중년 남성들의 경쟁도 뜨거웠다. 이 물건은 180만원을 부른 김태선(52·회사원)씨에게 돌아갔다. 취미로 테니스를 즐긴다는 그는 “예상했던 가격보다는 좀 비싸게 샀지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도자기 세트는 60만원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놓은 금강산 폭포 그림은 75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지방에서도 경매 열기=부산·대전·전주 장터에서도 경매 열기가 뜨거웠다. 부산 경매에서는 박성환 아름다운 가게 부산·울산 공동대표가 내놓은 롤렉스 손목시계가 최고가인 105만원에 판매됐다. 대전 장터에서는 김윤옥 여사가 기증한 다기 세트가 120만원에 낙찰됐다. 전국 4곳 장터에서 각각 한 점씩 판매된 이 물건은 대전 장터에서 가장 고가에 판매됐다. 전주 경매의 최고가 물품은 정세균 민주당 국회의원이 기증한 무궁화 그림이었다. 최초 가격 30만원에 경매가 시작된 이 물품은 한 주부에게 87만원에 팔렸다.

배우 겸 가수인 이승기씨가 드라마 촬영 때 입었던 점퍼도 15만원에 한 여성 팬에게 팔렸다.

글=심새롬 기자, [전국종합]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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