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디지털 전도사' 네그로폰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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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디지털 전도사'로 유명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니컬러스 네그로폰테(사진) 미디어연구소 소장은 25일 "사용자가 쓰기 편한 단순한 휴대전화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가산동 LG통합단말연구소에서 열린 'LG모바일 기술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포럼은 LG통합단말연구소 개원에 맞춰 열렸다. 네그로폰테 소장은 디지털혁명이 몰고올 세계적 변화를 예측한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란 책자를 95년 펴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휴대전화기는 스위스 칼처럼 여러 기술을 끌어모으고 있다"면서 "제조업체들이 복잡한 기술을 선택할 게 아니라 사용자마다 자신이 필요한 기능만을 내려받아 쓸 수 있도록 단순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하기 쉽다고 업체마다 자랑하고 있으나 실제 사용설명서를 보면 휴대전화보다 두텁고 이해하기도 힘들어 모토로라 사외이사인 나도 읽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휴대전화기의 기능이 갈수록 다양화되는 것과 관련해 네그로폰테 소장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통신망을 최대한 활용해 매출을 늘리는 데만 관심이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단순 휴대전화기에 대한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네그로폰테 소장은 "값이 싼 실용적인 휴대전화기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하급 제품'이라고 말하는데, 제품 품질이 낮은 것이 아닌 만큼 '저가 제품'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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