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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부대?] 한달에 차 0대, 1대, 2대 판 실적불량 카세일즈맨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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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차 영업직 15년차인 A대리(40)는 지난해 차를 다섯대 팔았다. 월 평균 판매량이 0.5대에도 못미친다. 그래도 매달 300만원 가량의 월급(기본급)은 꼬박꼬박 받았다. A씨는 "아무리 뛰어도 차가 안 팔려 회사에 면목이 안 선다"고 말했다. 현대차에선 이처럼 한 달 평균 한 대도 못 팔거나 두 대 이하로 파는 직원들을 '012부대'라고 부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한 대도 못 판 영업사원이 현대차(영업직 6000여명)는 10%, 기아차(4000여명)는 15%, 대우차(900명) 10%에 달했다. 현대차에서 두 대 이상 못 판 사원은 40%에 달했다. 기아차.대우차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110만대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나빴다. 경기침체로 이 같은 판매부진 사원이 속출하자 자동차 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영업노조와 고용 안정 단체협약을 해 월급제도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영업직 기본급은 일반 관리직 연봉의 70%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월 평균 한 대도 팔지 못한 영업사원 55명 등 2000여명의 영업직 사원에게 특별 영업교육을 시작하려하자 영업노조가 이를 감원을 전제로 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판단해 정시 출퇴근과 본사 시위투쟁 등으로 맞섰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수년 동안 정규 영업직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입사 5년 이상이면 한 달 평균 3대 이상 팔아야 월급만큼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영업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012부대'를 두둔할 순 없지만 회사도 좀더 인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판매조직 혁신에 나섰다. 지난달 380개 영업지점의 지점장 47명에 대해 보직대기 발령했다. 대우자판은 2002년부터 기본급을 대폭 줄이고(70→40%) 능력급을 확대했다.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서 지난해 연봉 1억원 이상의 영업직 10명을 배출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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