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7 운영체제 스마트폰 공개 … ‘소프트웨어 제국’ MS 반격 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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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소프트웨어(SW) 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대규모 신제품 언론 발표회를 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MS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들. 삼성전자·LG전자 것을 포함해 여러 달 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글로벌 단말기 회사 신제품들의 경연장이었다. 윈도폰7은 애플 아이폰OS와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중심으로 재편돼 가고 있는 스마트폰OS 양강 구도에 MS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개발한 작품이다.

드디어 애플·구글·MS ‘스마트폰 3국지’의 봉화가 올랐다. MS는 이를 위해 하드웨어(HW) 기술을 인정받은 삼성전자·LG전자와 대만 HTC·아수스, 미국 델 등 5개 글로벌 제조사와 손잡고 다양한 형태의 기기들을 준비해 왔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트너 회사들과 연말까지 10종의 윈도폰7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내년 초 출시된다.

◆철저한 사용자 중심=윈도폰7 단말기에는 미국 퀄컴의 구동속도 빠른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시작 화면은 단순한 실행 아이콘 대신 사용자의 콘텐트를 보여주는 사각형 모양의 ‘라이브 타일’로 구성됐다.

이 타일에서 뉴스나 약속, 친구들의 온라인 접속 상태 등을 실시간 업데이트해 준다. 이를 기반으로 ▶엑스박스 라이브(게임) ▶준(음악) ▶빙(검색)과 같은 MS의 풍부한 SW 콘텐트들을 활용할 수 있다. 철저하게 사용자의 이용편의성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옴니아7’이라는 이름으로 새 단말기를 선보였다. 21일부터 프랑스·영국 등지에서 판매된다. 미국에서는 AT&T를 통해 ‘포커스(Focus)’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S’처럼 대각선 길이 10.16㎝(4인치) 수퍼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윈도모바일 계열의 고사양 제품군 히트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는 ‘옵티머스7’과 ‘옵티머스7Q’ 두 모델을 내놓았다. 옵티머스7은 대각선 길이 9.65㎝(3.8인치) 액정화면을 갖췄다. 21일부터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5개국과 아시아의 호주·싱가포르 2개국에서부터 출시된다.

옵티머스7Q는 화면 대각선 길이가 8.89㎝(3.5인치)이며, PC 키보드를 줄인 모양인 쿼티자판을 달았다. 국내에 출시된 ‘옵티머스Q’와 비슷하다. 특히 두 기기는 고화질 동양상·사진 등 파일을 와이파이(WiFi·근거리 무선랜)를 통해 홈네트워크에 연결시켜 볼 수 있는 ‘플레이투(Play to)’ 기능을 지원한다. 박종석 MC(모바일 통신)사업본부장은 “LG전자의 HW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승부처는 사무용 시장=발머 MS CEO는 이날 “윈도폰7 단말기는 사용 단계를 좀 더 간소하게 해 더 많은 일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회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김 제임스 우 한국MS 사장은 “MS가 기존에 갖춘 사무용 SW의 경쟁력을 살려 기업용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의 윈도 모바일 6.5 OS 등과 호환되지 않는 불편함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숙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가트너는 윈도폰7 단말기를 출시한다고 OS 시장에서 MS 점유율이 당장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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