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피드 잡을 비책, 포백이냐 스리백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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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의 빠른 전진패스를 차단할 수비법을 찾겠다.”

한·일전(12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둔 조광래(사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수비’를 대표팀의 화두로 던졌다. 일본은 8일 아르헨티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상승세를 탄 일본을 잡으려면 ‘탄탄한 수비가 우선’이라는 게 조 감독 생각이다.

10일 국내파 선수 13명이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면서 일본전 소집선수 24명 전원이 모였다. 일본-아르헨티나전을 현지에서 직접 관전한 조광래 감독은 수비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일본은 공격 때 미드필드에서 패스 횟수를 줄인다. 대신 전진패스로 빠르게 공격한다. 당초 포백 수비를 생각했지만 오히려 스리백이 효과적일 수 있다.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에선 조용형(27·알라얀)-이정수(30·알사드)-김영권(20·FC도쿄)이 스리백으로 나와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잘 막아도 이기려면 골이 필요한 법. 공격 훈련의 초점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 박지성(29·맨유)을 중심으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 맞춰졌다. 조 감독은 “일본이 전임 감독(오카다 다케시) 시절 물러서면서 수비했는데 새 감독(알베르토 자케로니) 부임 후에는 (수비라인이) 과감하게 전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박지성을 활용한 빠른 돌파와 2대 1 패스로 일본 수비를 흔들겠다는 게 조 감독 복안이다. 박지성은 “일본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게 놀랍다.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부담 속에서도 이겨야 하는 경기라는 걸 선수들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잡고 기분 좋게 출발한 자케로니 일본 감독 역시 수비에 신경을 썼다.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일본 대표팀은 오후에 파주NFC로 가 몸을 풀었다. 일본은 포백 수비라인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막아내는 훈련을 했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만든 이탈리아 출신인 자케로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서 6명을 수비에 가담시켜 승리를 거뒀다. 일본 언론은 아르헨티나전 직후 그의 이름과 카테나치오를 합쳐 ‘자케나치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일본에서는 주전급 가운데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리에르세 SK)와 간판 수비수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다나카 툴리오(나고야)가 부상으로 방한하지 못했다.  

파주=최원창·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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