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새 코치 오피가드는 미셸 콴 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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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오른쪽)와 새 코치로 선임된 미국인 피터오피가드. [로스앤젤레스=신현식 미주지사 기자]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가 미국인 피터 오피가드(51)를 새 코치로 선임했다고 6일(한국시간) 밝혔다.

지난 8월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결별한 지 2개월 만이다.

◆오피가드 코치는 누구=오피가드 코치는 선수 시절 페어 종목 선수로 활약했다. 미국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와 88년 캘거리 겨울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04년에는 미국 피겨스케이팅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미셸 콴의 언니인 카렌 콴과 결혼해 현재 콴 가족 소유의 ‘이스트웨스트아이스팰리스 링크’에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이 빙상장에는 재미동포 남나리(25)도 코치로 소속돼 있다. 국제빙상연맹(ISU) 이지희 국제심판은 “한국 출신 피겨스케이터이기도 하고, 비교적 또래인 남나리가 김연아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연아가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가드 코치가 그간 지도한 선수들은 대부분 페어스케이트 선수다. ‘은반 프러포즈’로 유명한 존 볼드윈-레나 이노우에를 비롯해 스테파니 스티글러-존 지머맨, 티파니-존 스티글러 등을 가르쳤다. 여자 싱글에서는 1999~2000시즌 ISU 4대륙대회에서 우승했던 안젤라 니코디노프(이상 미국)를 길러냈다.

◆10년 전 더블 악셀로 맺은 인연=김연아와 오피가드의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 전지훈련 중 오피가드 코치로부터 더블 악셀 점프 지도를 받았다. 김연아는 “당시 레슨을 받은 적이 있어서 친숙하다. LA에서 혼자 훈련하면서 피터 코치를 지켜보니 차분하고 점잖게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는 것 같아서 (코치로) 결정했다.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포함해 앞으로의 일정은 새 코치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오피가드 코치는 “김연아가 훈련에 임하는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에게서는 피겨에 열정적이었던 미셸 콴이 보인다. 페어 선수들을 많이 가르쳤지만, 지금은 연아를 우선적으로 지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대한민국의 아이콘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내가 코치직을 맡기가 힘들다. 나는 단지 김연아의 어깨에 놓인 짐을 내 어깨에 나눠 갖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피겨 관계자들은 “오피가드의 코치 선임으로 김연아와 미셸 콴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것 같다. 미셸 콴은 미국 아이스쇼에서 절대적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장차 아이스쇼 투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김연아에게도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서 코치의 경우 “제자와 계약관계가 되는 게 싫다”며 계약을 거부해 시간당 수업료를 지불했지만, 오피가드 코치와는 시즌 단위로 계약을 맺어 매년 계약을 갱신할 계획이다.

온누리 기자



오피가드 코치

▶ 국적=미국

▶ 나이=51세

▶ 가족 관계=부인은 중국계 카렌 콴(미셸 콴의 언니)

▶ 경력=미국피겨선수권대회 페어 우승(1984~85, 86~87, 87~88)

-ISU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동메달(1986~87)

-캘거리 겨울올림픽 페어 동메달(1988)

-미국 피겨스케이팅 명예의 전당 헌액(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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