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 행세 않겠다는 손학규 … 당직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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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새로 선출된 민주당 손학규(얼굴) 대표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당직 인선이다. 그에 대해 손 대표는 아직 말이 없다. 손 대표는 3일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뒤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그가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주요 당직은 ‘손학규 사람’들이 맡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직을 원활히 수행하려면 직할체제가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선 1년 전 대권·당권 분리’ 원칙에 따라 손 대표의 임기는 실질적으로 1년2개월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가 2012년 대선에 도전하려면 내년 12월 초께에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쇄신연대 등 당 비주류 인사들 사이에서도 “ 대표 직계를 주요 당직에 기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손 대표에게 중요한 자리는 사무총장·대변인이다. 사무총장에는 3선의 김부겸·정장선 의원이 거론된다. 두 사람은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를 적극 지원했다. 의정활동 평가나 선수(選數) 면에서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게 당내 평가다. 대변인으로는 재선의 우제창 의원, 원외 인사인 차영 캠프 대변인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들 외에 초선인 전혜숙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대표 비서실장에는 초선의 이춘석·이찬열 의원과 함께 재선의 양승조 의원이 거명된다.

정책위의장은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까운 전병헌 의원이 계속 맡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정 전 대표가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전 의원을 기용했기 때문에 화합을 고려해서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론 영남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 현 최고위원단엔 영남 출신이 없는 만큼 손 대표 캠프에서 좌장 역할을 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지명직으로 최고위원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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