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 성공은 한나라당 성공” 박근혜 “MB정부 성공 위해 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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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습니다. 이 뜻을 잔에 담아 건배!”

박근혜 전 대표가 1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 138명이 참석한 청와대 만찬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라며 건배사를 제의했다.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건배사를 한 건 2008년 2월 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초청 만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화 국회부의장. [조문규 기자]

박 전 대표의 건배사는 원래 예정에 없었던 것이라고 안형환 당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정의화 국회부의장, 홍사덕 의원 등 3명의 공식 건배사가 끝난 뒤 사회자인 김학용 의원이 갑자기 “우리 당의 자산이자 우리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살려내신 박근혜 전 대표”라면서 건배사를 부탁하자 이뤄진 것이라고 안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일어나 “길게 말씀 안 드리고 우리 마음을 서로 아니까 짧게 이야기하겠다”며 막걸리잔을 들어 건배사를 했다. 갑작스러운 건배사 제의에 이 대통령도 “와! 사회자가 세다”고 농담을 했고,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건배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 정권이 성공한다고 하는 것은 이명박의 성공이 아니고 결국 한나라당의 성공”이라며 “이것은 다음을 기약하는 큰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21일 청와대 독대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잘 있으셨죠” “안녕하셨어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악수도 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15분가량 진행된 만찬의 분위기는 식사 전부터 화기애애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전 의원들과 환담하면서 음료수로 건배를 했다. 그가 선창한 건배 구호는 ‘당당하고 신나고’의 준말인 “당신”이었고, 의원들은 ‘멋지고 가끔 져 주는’이라는 뜻인 “멋져”라는 말로 응수했다. 만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 기틀 위에 다음 정권은 탄탄대로 위에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공정사회론’에 대한 세간의 비판이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갑과 을이 대등한 관계에 있을 때 시장경제가 성립되는 것이지 언제든지 (대기업이) 납품업자를 끊어 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는 (진정한 시장경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한국·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설명하자 박 전 대표가 “참 보람되시겠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헤드테이블에는 이 대통령과 바로 왼쪽 옆의 박 전 대표 외에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와 정두언·나경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앉았다.

글=남궁욱·허진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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