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독일 건설전문기업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들였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할 경우 과도하게 경영권과 수익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단독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인수가격은 3조5000억~4조원 선이다. 채권단이 매각하는 현대건설 주식 수(3887만9000주)의 시가(1일 종가 기준)가 약 2조8000억원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0%를 더하면 3조6400억원이 된다. 인수경쟁이 가열되면 인수가격이 4조원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3조5000억원 넘게 갖고 있다. 인수 자금을 그룹 내부에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대그룹은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인수자금을 M+W그룹을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끌어와야 하는 것이다. 삼성증권 박은경 연구원은 “지난해 금호 사태를 겪은 금융권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떤 점수를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단은 다음 달 12일 본입찰을 마감한다. 이후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한 곳을 선정해 연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M+W그룹은=현대그룹이 손잡은 M+W그룹은 건설전문기업이다. 첨단기술 시설과 생명과학·에너지·환경기술 관련 시설을 짓고 있다. 지금까지 200개 이상 반도체 공장과 7700㎿ 이상 태양광발전소, 대규모 연구시설을 건설했다.
1912년 창립한 M+W그룹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부동산·금융 관련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상 그룹 전체 매출액은 15억5712만 유로(약 2조6000억원)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56.2%)을 중국·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올렸다. 전 세계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4384명이다. M+W그룹의 게오르크 스툼프 회장은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빈의 최고층 빌딩(50층)인 밀레니엄타워를 1990년대 말 건설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스툼프 회장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건설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고 설명했다.
강병철·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