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힘찬 도전 ⑫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전공 3학년 박정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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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월, 코끝이 시리도록 칼바람이 불던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주변이 시끄럽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 태어난 시간과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제가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교육하셨습니다. 기계를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교내 과학의 달 행사에서 매년 학교 대표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미니 4륜 구동 자동차 경주에 특기를 보여, 전국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계 고등학교 시절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엔 컴퓨터 게임에 취미를 둬 지금은 유명한 프로게이머가 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대학 진학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사회경험을 쌓았습니다. 사진은 취미였습니다. 이후 2년간의 군 생활에서 진로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하고, 그것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대 다음 해인 2008년 상명대학교 예술대학 영상학부 사진영상미디어전공에 입학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사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며 세상 속에서 나를 알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람들과 세상을 통해 사진을 배우고 또 나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독일 국제 사진공모전 1등 수상

‘바다(Sea)’라는 작품으로 독일 하네뮬레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열린 ‘하네뮬레 국제 사진공모전(Hahnemuhle Anniversary Photo Award) 학생부 풍경사진부분(Students Award Landscape & Nature부문)’에서 1등상(1st Prize)에 선정됐습니다. 상금 4000유로(한화 약 700만원)와 함께 올해부터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되는 ‘하네뮬레 창립기념 전시(Hahnemuhle Anniversary Collection)‘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네뮬레 국제 사진공모전에는 세계 각 국에서 총 71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43점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일반부 4개 부문 1~3등, 학생부 3개 부문 1등 수상자는 상금(1000~4000유로)과 함께 2월부터 베를린과 파리, 런던, 뉴욕, 베이징 등을 순회하는 전시투어에 참가할 자격을 부여 받은 것입니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제가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저는 바다를 통해 휴식과 치유의 이미지를 찍고 싶었습니다. 끊임없이 거칠게 몰아치던 파도가 긴 시간의 기다림(장시간 노출) 뒤에 고요해 지는 것은 바다를 오랜 시간 바라본 뒤, 제 마음의 요동치던 무언가가 누그러지는 느낌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누구라도 제 사진을 보고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했는데 큰 상까지 받게 되어 기뻤습니다. 한편 하네뮬레는 1584년 설립되었으며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제지공장으로 명품 파인아트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잉크젯 포토 프린터의 출시에 맞춰 전통 용지의 디지털화에 성공해 현재 세계 디지털 파인아트지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영상미디어전공에 대한 자부심

상명대 예술대학 영상학부 사진영상미디어전공은 1, 2학년 때 전공기초를 바탕으로 하는 암실실기, 촬영실기, 사진사, 초급·중급 디지털사진 등의 수업으로 구성돼 전공에 대한 기본을 튼튼히 다질 수 있었습니다. 3학년이 되면 전공필수 과목으로 5가지 전공파트에서부터 순수사진, 포토저널리즘, 광고사진, Image Science와 고급디지털사진을 모두 접함으로써 1, 2학년 때 다진 기초를 발전시켜 나가고 4학년 때는 자신에게 맞는 세부전공파트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다양한 장르의 사진작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진로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해 줍니다. 이러한 학업 시스템은 사진작업을 끊임없이 지속하게끔 동기를 부여해 주고 저 또한 저의 작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서울시 송파구와 함께 ‘송파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현재는 마무리 작업 중에 있습니다. 교수님 지도아래 학우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작업을 해 나갔고 조만간 송파구에서 결과물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서울문화재단과 함께한 ‘서울의 오늘’,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한 ‘마음으로 보는 세상’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협약 프로젝트 및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각 분야의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열정과 실력이 있는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흐름이나 동향 등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졸업 후 계획

찰칵하면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는 사진이지만 그 흔한 사진 속에서 빛을 발하는 작품은 아무나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누구나 디지털 카메라 한 대씩은 갖고 있어 사진을 찍고 바로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람과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정보를 나눕니다. 내가 사진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진에 대해 좀 더 깊고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사진은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지만, 그럴수록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앞으로 순수하고 솔직하게 작업해 나가는 ‘작가’가 되길 희망합니다.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사진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더 많은 경험과 공부를 통해 작업의 질을 높여, 사진예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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