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첨단조선해양공학센터 내 실험수조에서 김문찬 교수(가운데)가 ‘저항추진 실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대는 조선업체와 공동연구도 실시해 매년 20억원을 지원받는다. [송봉근 기자]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업체도 대형 선박을 만들기 전에 부산대를 찾아온다. 모형 배 실험을 하기 위해서다. 부산대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는 공동연구 차원에서 기업들로부터 매년 2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울산대도 이런 대형 수조를 갖추고 있어 조선업체들이 위탁한 실험이 연중 끊임없이 진행된다.
조선해양공학과는 이처럼 기업과 대학 간 산학협력이 특히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산학협력은 한국이 세계 제1위(선박 수주량 기준)의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또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 고 있다. 특히 대학들은 ‘기업 맞춤형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올해 조선해양공학과 분야 평가에서는 부산대가 1위를 차지했다. 목포대·서울대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 대학은 모두 조선업계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냈으며 취업률도 높았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의 지난해 취업률은 92.8%였다. 올해 이공계열 평가 대상 학과(7개) 중에서도 단연 높은 취업률이다. 취업의 질도 다른 학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남 지역에 비해 조선소 수와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호남지역에서는 목포대가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취업률은 65%였다. 지난해 졸업생 중 상당수가 지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채용됐다.
목포대는 교내에서 진행하기 힘든 실습을 하기 위해 현대삼호중공업·대한조선 등 5개 지역 업체에 산학공동교육실을 설치했다. 학생들이 직접 기업 현장에 찾아가 현장 수업을 받게 한 것이다. 지난 5년간 이곳에서는 36회에 걸쳐 1300여 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았다. 재학 중에 기업 실무 현장에서 탄탄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취업에서도 훨씬 유리했다. 학생들이 졸업 전에 이미 회사 설비나 장비를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 보니 기업들도 앞다퉈 데려가게 된 것이다. 이 대학 송하철 학과장은 “지속적인 산학 교류를 통해 지역업체 취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목포대는 역사는 짧지만 서남권 조선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와 목포대가 졸업 후 현장 진출이 활발하다면 서울대는 연구 분야 진출이 두드러진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는 졸업 후 60%가량이 대학원에 진학한다. 서울대가 고급 기술인력과 우수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대학원 중심 교육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석·박사 학위를 딴 뒤에도 기업보다 연구소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2010 중앙일보 대학평가팀=강홍준 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김성탁·이원진·이충형·박수련·장주영·박유미 기자, 유지연·이혜영 연구원. 연락처 webmaster@je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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