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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로 부르는 아리랑·도라지·에비타·오페라의 유령 … 어떤 맛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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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로즈 장은 “한국의 민요·가곡은 부드럽고 섬세한 노래라는 점에서 팝페라와 통한다. 세계가 공감 할 만한 음악이다. 한국 공연에서 그 아름다움을 확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소프라노 로즈 장은 요즘 우리말의 맛을 살리는 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도라지’에요. 미국인에게도 그 아름다움을 전해야 하는데, 뉘앙스를 살리기가 쉽지 않아요.”

로즈 장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다. 미국 뉴저지가 고향이고, 뉴욕·런던에서 학교를 마쳤다. 미국 사고방식이 훨씬 편하고, 집에서도 영어로 대화한다. 그러던 그가 한국 노래에 흠뻑 빠졌다. 2008년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위촉된 게 계기가 됐다. 이제는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로 뮤지컬과 팝페라를 불러왔죠. 서양인들이 익숙해하는 형식으로 한국의 민요·가곡을 알린다면 훨씬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로즈 장과 노래의 인연은 질기다. “어려서 별명이 ‘뉴저지 카나리아’였어요. 슈퍼마켓에서도 노래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저를 보며 즐거워하곤 했죠.” 대학 진학을 생각할 때, 부모님은 “어려운 길 가지 말라”며 음악 전공을 반대했다. 결국 매사추세츠주 스미스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졸업 후 회사에서 1년 동안 일했다.

그러던 중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작품 오디션에 응시해 합격한 후 노래로 돌아왔다. “오디션을 봤던 이유는 하나에요. 노래 부를 때 가장 행복해서죠.” 이후 본격적인 노래 인생이 시작됐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전야제에서 노래한 후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와 함께 한국 문화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일이 순조롭게 된다면 노래뿐 아니라 종합적인 한국의 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에요.”

그가 국내 순회 공연에 나선다. 제목은 ‘브랜드 코리아 콘서트’다. ‘아리랑’은 물론 ‘태평가’ ‘노들강변’ ‘도라지’ 등을 팝페라 스타일로 부른다. 뮤지컬 ‘에비타’ ‘지킬 앤 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등 친숙한 작품의 노래도 골라놨다. “뮤지컬·재즈·오페라를 한 사람이 소화하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렇게 활동 영역을 넓혀놓으면 전세계의 청중에게 한국 민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요.”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0월 8일 울산/10월 23일 전주/10월 31일 광주. 02-585-5587.

글=김호정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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