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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금융 교류 강화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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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호 30면

이달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하고 중국증권업협회가 후원한 ‘한국자본시장설명회’가 중국 선전 샹글릴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한국자본시장설명회는 한ㆍ중 양국 금융시장 종사자들의 수준 높은 교류의 장이었다. 중국 금융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 자체는 어찌 보면 으레 그런 행사일 수 있었다. 한ㆍ중 금융업계에 몸담고 있는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황건호 회장, 한국금융위원회 권혁세 부위원장, 중국증권업협회 황샹핑(黃湘平) 회장 등 양국 자본시장의 핵심 인사들이 축사와 기조연설을 했다. 양국 자본시장의 발전과 업적을 강조하고 격려하는 연설이 이어졌다. 중국증권업협회 황샹핑 회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급속한 발전과 성공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이번 한국자본시장 설명회를 통해 두 가지 큰 성과를 얻었다. 첫째, 이날 한국의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한ㆍ중 자본시장 발전 모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큰 수확이었다. 해외 자본시장에 비해 중국의 금융 정보와 기술은 상당히 부족한 면이 있다고 느꼈다. 해외 자본시장과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둘째, 이번 설명회에선 한국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각 세션에서 한국 경제와 주요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를 포함해 중국의 주요 증권사인 궈타이쥔안(國泰君安)·선인완궈(申銀万國)·상하이(上海)증권·안신(安信)증권·궈신(國信)증권 등의 애널리스트들도 한국 애널리스트들의 수준 높은 분석과 발표를 듣고, 중국 내 리서치 업무를 한층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 금융업계 인사들의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겸손하고 예의 바랐다. 행사 진행도 세련됐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높은 문화 수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설명회 참석 후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바꿀 수 있었다. 이른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여러 가지 저변에 대해 다시 배우고 싶다.

이번 설명회 현장에서 행사를 도와준 진행요원들은 중국 현지의 한국 유학생들이었다. 이들 덕분에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ㆍ중 양국 관계자 모두 크게 만족했다. 그들이 중국 유학생활에서 많은 것을 배워 가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들과는 반대로 일부 중국 금융계 인사의 무례한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엇보다 내가 이번 행사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회’라는 슬로건이다. 이번 행사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있는 문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달라진 자본시장 질서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유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해 온 결과란 생각도 들었다. 이런 행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래서 금융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교류와 연구가 지속되길 기원한다.

최근 세계 경제는 아시아 신흥국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심 경쟁력도 아시아 신흥국들이 갖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의 핵심은 한국과 중국이다. 그런 점에서 한ㆍ중 양국 간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 윈윈이 될 것이다. 이런 행사들이 모이고 민간의 협력과 이해가 쌓이면 정치ㆍ문화 등의 영역에서 상호 발전을 모색하는 교류활동도 더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한ㆍ중 양국이 같이 발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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