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곽 4코스 인왕산코스

중앙일보

입력

- 혜화문 ~ 창의문 (약 6km, 4시간 소요)
- 시인의 언덕을 넘고, 약수 한 모금 마시면 서울이 한눈에


4코스는 인왕산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자하문고개에서 시작하는 4코스는 창의문을 둘러본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창의문을 둘러본 후 문과 굴다리를 지나 바로 왼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왼쪽에 시인의 언덕으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코스 정보
창의문 - 시인의 언덕 - 인왕산 정상 - 국사당 - 경교장 - 돈의문 터 - 정동길 - 옛 러시아공사관 터 - 서울시립미술관 - 소의문 터 - 숭례문

교통 정보
·창의문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입구 / 0212, 1020, 7022번 버스 이용해 자하문 고개 하차
·숭례문 :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7번 출입구 / 1, 4호선 서울역 4번 출입구

시인의 언덕

시인의 언덕을 오르는 계단은 초입부터 윤동주의 시로 가득 채워져 있다. ‘별 헤는 밤’ ‘서시’ 등의 작품들은 윤동주 시인이 인왕산 자락에 살던 시기 구상된 시다.

시인의 언덕은 이런 윤동주 시인을 기리기 위한 길이다. 시인의 언덕 공원에서는 ‘서시’의 시비도 있다. 평소 윤동주 시인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공원을 좀 지나 좀 더 걷다 보면 경계 초소와 이동식 화장실이 보인다. 그리고 도로를 건너면 바로 인왕산 등산로 입구 팻말이 보인다.

인왕산 정상과 국악산 & 선바위

인왕산 등산로는 가파른 계단길이다. 길은 성벽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성벽 안으로 들어오게 돼 있다. 인왕산 정상에서는 창경궁, 63빌딩, 한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인왕산 정상에서는 인왕천 약수터 방향으로 하산한다. 시원한 약수를 마시며 도로까지 내려온다. 이 도로는 시인의 언덕과 이어진다. 시인의 언덕을 등 뒤로 하고 걷다 보면 군인 관사를 지나 뒤쪽으로 작은 계단으로 된 오솔길을 볼 수 있다. 이 오솔길을 오르다 보면 국사당을 만날 수 있다. 고종 때만 해도 이 국사당에서는 거의 매년 제사를 지냈다.

국사당 안쪽에는 선바위가 있다. 스님을 닮은 바위로 조선 태조가 성을 쌓을 때 문신 정도전과 무학대사가 이 바위를 성 안으로 할 것인지 성 밖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 대립을 보였으나 결국 정도전의 의견에 따라 성 밖으로 밀려났다는 일화가 있다.

내려가는 길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성벽 안쪽 길과 바깥쪽 길 두 개 중 한 군데를 선택할 수 있다. 안쪽은 넓은 길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고, 바깥쪽은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

경교장과 옛 러시아공사관

국사당과 선바위를 내려오고 나면 성곽은 끊긴다. 하지만 이 길을 따라가면 김구 선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경교장을 볼 수 있다. 경교장은 바로 강북삼성병원에 있다. 이곳 본관 현관으로 쓰이는 건물이 김구 선생의 자취를 간직한 경교장이다. 경교장은 김구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인 1949년 6월까지 집무실 겸 사저로 사용되던 곳이다.

길을 건너 경향신문사 앞길로 들어서면 정동길이 나온다. 캐나다대사관을 지나 옆으로 올라가면 하얀 탑이 보인다. 이 탑은 옛 러시아공사관의 일부다. 옛 러시아공사관은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고종이 1896년 2월 1일 세자(뒤의 순종)와 함께 옮겨가 이듬해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피신했던 곳이다. 또한 아관파천 중에 친일 김홍집 내각이 무너지고 친러 박정양 내각이 조직되는 등 역사적으로 의의가 큰 건물이다. 현재는 탑부만 남아 있다. 탑의 동북쪽으로 지하실이 있는데 덕수궁까지 연결됐다.

이화여고 박물관

옛 러시아공사관을 나와 정동길로 들어서면 맞은편에 이화여고가 있다. 이화여고는 기독교 정신을 토대로 한국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이며 1886년 5월 31일 개교했다. 이후 1887년 10월 22일 고종황제가 이화학당이란 교명을 하사했다.

이화여고에는 독립투사인 유관순 동문을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해 1974년에 건립된 유관순기념관이 있다. 유관순은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에 입학해 1918년 고등과에 진학했다. 1919년 3·1운동을 하다 헌병에게 잡혀가 졸업은 하지 못했다.

정동교회와 서울시립미술관

이화여고 박물관에서 덕수궁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붉은 벽돌의 정동교회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 건축물이다. 1895년 9월에 착공해 1897년 10월 무렵에 준공된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축물이다.

교회 앞으로 나오면 덕수궁 돌담길이 좌우로 질게 펼쳐져 있다. 정동교회에서 나와 오른 쪽으로 가면 서울시립미술관이 보인다. 1920년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옛 대법원 건물을 파사드(전면부)만 그대로 보존한 채 신축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최근 팝아티스트 앤디워홀의 전시회가 열렸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배재정동빌딩이 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면 배재학당이 나오고, 배재공원을 지나 큰길로 나서면 서소문 고가가 보인다. 고가 맞은편에는 중앙일보사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중앙일보사 건물을 지나 대한상공회의소 앞으로 나오면 복원된 성곽 일부와 함께 한창 재건 중인 숭례문을 볼 수 있다.


독립문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941,
1896년 독립협회가 한국의 영구 독립을 선언하기 위해 청(淸)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迎恩門) 자리에 모금운동을 해 세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서울 서대문구 의주로 247,
1908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열었다. 유관순 열사, 만해 한용운, 도산 안창호, 백범 기구 등이 투옥됐던 곳.


● 정원순두부
주메뉴는 순두부, 굴순두부, 족발.
SC제일은행 서소문지점 뒷 골목. 02-755-7139.

● 궁
주메뉴는 메밀막국수, 쇠소시숫밥, 비빔청국장, 궁왕갈비탕.
SC제일은행 서소문지점 뒷 골목. 02-777-8000.

이정구 객원기자 bupdo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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