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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블랙 다이아몬드’ 돌멩이 보듯 할 텐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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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각국이 이렇게 떠오르는 시장을 놓칠 리가 없다. 아프리카를 ‘지구촌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민간기업 차원에서 아프리카 맞춤형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자국 기업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자원개발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 외교전이 치열하다.

아프리카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경제협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지난해 한국·아프리카 간 무역규모는 117억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180억 달러, 중국은 911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 정부는 아프리카에 대한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블랙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를 간과해서는 우리 경제의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쟁국들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원조자금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지원을 지난 4년간 네 배 이상 확대했으며, 전체 EDCF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15.3%에서 2009년 21.4%로 늘었다.

자원도 없는 한국이 식민지와 내전의 아픔을 딛고 선진국 대열에 동참한 점에 관심이 높은 것에 착안,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이 공동으로 14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는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는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경제협력 노력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프리카 35개국 45명의 장·차관급 고위 각료들을 비롯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 등 아프리카 경제계의 주요 인사 150여 명이 참석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인들도 서울에서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관료들과 만나 투자조건을 타진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KOAFEC 회의를 통해 리스크가 큰 아프리카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이미 아프리카에 진출한 다국적 선진 기업들과의 협력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우리나라의 휴대전화·자동차 등이 일종의 ‘한류 열풍’이라고 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경제협력이 강화되면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제품이 아프리카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번 KOAFEC 회의를 통해 ‘여용가고(餘勇可賈:남이 따를 수 없는 용기를 가짐)’의 마음을 품고 새로운 시장 개척의 첨병이 되어 주길 기대한다. 수출입은행도 한·아프리카 간 협력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진일보한 협력 확대 방안을 통해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