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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 놀이에 지친 다리, 우리 옛집에서 쉬었다 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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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안동 지역에는 옛 선현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고가들이 많다. 사진은 농암종택.

아름다운 기와의 곡선, 마루를 밟는 느낌, 여유롭게 흘러가는 하늘과 구름, 안동의 고가(古家)에 앉으면 기품 있는 풍경화 한 점을 선물받을 수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여행하다 보면 길가에서 한 문중을 대표하는 종가·재사·정자 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옛집에는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의 고건축은 자연을 배려한 멋이 있다. 자연을 흩트리고 그곳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곳에는 작은 창을 내어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게 하고, 팔을 걸치고 바라볼 수 있는 창밖은 한 점의 풍경화가 된다. 굳이 많은 장식을 하지 않아도 나뭇결 그대로의 멋과 흥취가 있는 우리의 건축물, 대부분의 생활이 바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실에 맞지 않아 답답한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안동 하회마을 북촌댁 북촌유거의 사랑방과 대청.

그러나 현대인들은 늘 이러한 고건축과 고향의 모습, 잔잔하고 은은하며 포근한 자연을 그리워한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새소리, 밤이 되면 적막하기까지 한 고요,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우리의 고가(古家)…. 안동에는 이러한 고가가 많다. 안동에서는 단순히 이것을 전통의 문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이 고가를 관광객들과 함께 체험하고 즐기고자 고택체험관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안동지역 내 고가체험이 가능한 곳은 약 100여 곳이다. 여름이면 모깃불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군밤을 먹는 재미, 일상적인 재미가 삶의 추억으로 남는 여행을 여러분에게 선물할 것이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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