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의 짝퉁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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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짝퉁'으로 불리는 불법 모조 상품이 각 국 정부의 억제 노력에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불법 모조 상품들이 이제 통제불능 상황까지 치달을 정도로 급팽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일자에서 세계 최대의 짝퉁 생산국으로 지목돼온 중국에서 모조 상품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짜 상품의 기세를 쉽사리 꺾지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짝퉁 상품의 범람으로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진품 제조 업체들만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팽창하는 '짝퉁 산업'=비즈니스위크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석을 인용, 진품 시장을 위협하는 모조품산업이 전세계 교역의 7%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지난해에만 5120억달러(약 52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짝퉁 산업은 지난해 46% 급증했으며, 분야도 가전과 명품에서 최근에는 메모리칩.차 부품.담배.신발.의약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가짜 상품의 천국, 중국=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명성과 함께 '세계 최대의 짝퉁 온상'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얻고 있다. 필리핀.베트남.러시아.브라질.파키스탄도 불법 가짜상표를 부착한 모조품 생산으로 악명이 높지만 중국의 비중이 단연 압도적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중국에서 전세계 가짜 상품 중 3분의 2(약 3413억달러)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는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가짜상품은 이보다 훨씬 적어 매년 190억~240억 달러어치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 DVD.지포 라이터.비아그라.골프채 등의 모조품은 대부분 중국 동남부 연안 지역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유사 제품도 버젓이 중국시장에 나돌고 있다. 예컨대 '스타스벅(Starsbuck)', '퓨처콜라',' N마트','질헤니(Gilheney)' 등은 각각 '스타벅스(Starbucks)','코카콜라','월(W)마트','질레트' 면도기 등과 헷갈리게 만든 '유사 브랜드들'이다.

베이징의 유명 오리구이 식당인 '취안쥐더(全聚德)'를 흉내 낸 '퉁쥐더(同聚德)'와 '진쥐더(金聚德)'도 영업 중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모조품으로 인한 피해국들의 불만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최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미 법률회사인 베이커앤매킨지의 조셉 사이먼은 "벌금과 압수 만으로는 위조품을 충분히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품 제조업체만 타격=명품족이 선호하는 루이뷔통의 무라카미 핸드백은 진품이 1200달러이지만 위조품은 70달러면 구할 수 있다. 진품 업체들은 연구개발(R&D).마케팅.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썼으나 짝퉁 업체들은 여기에 무임승차해 폭리를 챙기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의 헨리 맥키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내 위조 공장이 우리 본사 공장보다 더 크다"며 "중국 위조품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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