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갈아온 일본에 한국 유도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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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 남자유도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린 세계유도선수권에서 개최국 일본에 완전히 밀렸다.

지난해 종합우승(금2·동 2개)을 했던 한국 남자유도는 금1·동 1개로 일본·프랑스에 이어 이번 대회 종합 3위로 처졌다. 반면 일본은 금3·은1·동 3개로 유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기대를 모았던 60㎏급 최민호(한국마사회)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게오르기 잔타라이아(우크라이나)를 맞아 먼저 절반을 얻었으나 경기 후반 한판패했다. 같은 체급의 장진민(한양대)도 대회 초반 탈락했다. 주종목인 66㎏급에서도 김주진(용인대)과 안정환(포항시청)이 예선 탈락했다.

대회 개막 전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은 “일본이 단단히 벼르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서 은1·동 1개로 ‘노 골드’였다. 절치부심한 일본이 홈에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한국의 부담이 커졌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경근 한국마사회 유도팀 감독은 “홈팀 일본 선수에 대한 우호적인 판정은 있었다. 하지만 상식적인 수준이었다. 일본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은 세계 최고다. 부족했던 파워도 많이 보강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81㎏급 김재범(한국마사회)이 준결승에서 다카마쓰 마사히로의 벽을 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73㎏급 왕기춘(용인대)은 준결승에서 아키모토 히로아키와 연장전 끝에 패했다. 왕기춘은 동메달에 그친 반면 아키모토는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100㎏급에서도 아나이 다카마사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유럽 선수가 금메달을 딴 체급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뒤졌다. 100㎏ 이상급에서 일본은 5위를 한 반면 한국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90㎏급 일본의 다이키 니시야마는 은메달을 땄으나 이규원(용인대)과 권영우(한국마사회)는 예선 탈락했다. 90㎏급 이상 중량급에서 한국은 일본에 대한 열세가 확인됐다. 전략체급인 60~81㎏급에서 전력을 재정비해야 광저우에서 목표한 금메달 3개 이상에 도달할 수 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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