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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가] 『세종처럼』원혜영 국회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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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혜영 국회의원

세종이 약속한 첫 번째 정치 비전이 “어짊을 베풀어 정치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었죠.

이러한 정치 비전을 가진 세종이 즉위해서 처음 한 말이 “논의하자!”입니다. 정조의 즉위 첫마디인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와 비교해 보면 참으로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세종은 토론을 좋아했고 의논하면서 지혜를 수렴하여 결론 내리길 즐겼답니다. 물론 세종은 토론만 한 것이 아니고 좋은 아이디어를 뽑아서 정책으로 만드는 데도 뛰어났습니다. 언어, 군사, 과학, 의학 등의 분야에서 찬란한 업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토론정치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세종이 추진하고 성공시켰던 ‘수령육기제’라는 제도입니다. 세종은 종래 30개월의 수령(왕이 임명하는 행정의 책임자) 임기를 60개월로 늘리는 개혁을 단행합니다. 공무원 장기근무제를 도입해 유능한 관료를 확보하고 백성들의 불편을 줄이려 한 것입니다. 세종은 재위 5년에 수령 임기를 대폭 늘리는 구임제(久任制)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다시 말해 잦은 수령 교체로 사람을 맞아들이는 일과 보내는 일로 생기는 비용과 업무파악에 드는 시간 등 행정의 효율성 저하와 전문성 부족을 큰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이고 안정된 임기를 보장해 유능한 공무원을 확보하고 백성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수령육기제를 도입한 거죠. 예나 지금이나 공복에게 무지는 죄에 가깝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정부 개혁을 단행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본 취지에 어긋나지 않은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왕의 주장을 관철하려 무리하지 않고 관료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더 굳건히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이나 사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교육이며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인재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지식의 실천, 즉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개발하거나 또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혁신을 단행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조직에서 하게 되죠. 세종은 이미 이러한 원리를 수백 년 전에 알고 계셨던 거죠.

저도 회사를 경영하고 지방정부도 운영해 보았습니다만, 인재를 뽑아 운용하는 것만큼 조직에 중요한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리더의 덕목, 인재관리, 지식경영, 외교, 국토관리, 창조경영, 헌신과 감동의 이야기를 해외 사례가 아니라 선조의 지혜로부터 듣고 싶으시다면 『세종처럼』을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사진 혹은 이름을 클릭하시면 상세 프로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상세정보 유료]
※ 인물의 등장순서는 조인스닷컴 인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순서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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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민주당 국회의원(제18대)

19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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