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이수호 위원장 사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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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영등포 구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들이 노사정 참여문제를 놓고 이수호 위원장 주변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사정 대화 복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일 열린 민주노총의 임시대의원대회가 폭력사태까지 빚으며 결국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민회관에서 8시간여 동안 노사정 대화 복귀 문제를 놓고 격렬한 찬반 토론을 벌였으나 복귀에 불만을 품은 대의원들이 회의장을 이탈하는 바람에 표결처리를 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이날 회의는 일부 대의원과 조합원들이 노사정 대화 복귀 안건의 폐기를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한 채 시너를 뿌리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극렬한 행동을 벌여 파행을 겪었다.

이들은 또 찬성 대의원들과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며 집기를 부수는 등 회의장을 수십분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회의 중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회의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될 경우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으로 보고 물러나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민주노총은 이 위원장 지지파와 반대파 간의 갈등으로 극심한 내부 분열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노총은 조만간 중앙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대화 복귀 ▶집행부 사퇴 및 재신임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 개최를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폭력사태로 안건 표결이 무산돼 심히 유감스럽다"며 "2월 말까지 임시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과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거취에 대해서는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0일 충북 보은 속리산유스타운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사정 대화 참여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대의원들의 이탈로 표결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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