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해 140㎞, 최고시속 130㎞ … 국내 첫 양산형 전기차 ‘블루온’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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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9일 청와대 경내에서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국내 첫 양산형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손수 운전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국내 첫 양산형 고속전기차인 현대자동차의 ‘블루온’이 9일 처음 공개됐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고속전기차 출시 성과보고 행사를 열었다. 지금까지 국산차 중에는 시속 60㎞ 이하로 달리는 저속전기차와 양산 전의 컨셉트카 형태의 고속전기차, 일반 차량을 고속전기차로 개조한 모델이 있었을 뿐 본격적인 양산형 고속전기차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고속전기차는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차를 말한다.

이날 공개된 ‘블루온’은 현대차가 유럽·인도에서 팔고 있는 소형 해치백 모델인 ‘i1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한 번 충전해 140㎞를 갈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30㎞다. 배터리는 SK에너지 제품을 장착했다. 현대차는 올해 일단 30대를 생산해 정부·지자체 등에 보급한 뒤 내년에 본격적인 양산 채비를 갖춰 2012년 말까지 전기차 2500대를 생산·보급할 계획이다.

정부도 블루온 공개를 계기로 고속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선다. 지식경제부는 10년 안에 100만 대의 전기차와 220만 대의 전기차 충전기가 보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2015년에는 국내 소형차 시장의 10%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2020년에는 전기차가 전체 승용차 시장의 20%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의 전기차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2012년까지 대당 2000만원 한도에서 동급 휘발유 차와 전기차의 가격 차이의 절반을 구매보조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민간에 대해서는 전기차를 사면 취득·등록세를 깎아주고, 혼잡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차는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감안해 1~2분 만에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주는 ‘배터리 교환소’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대한민국 기술로 상용화하자”고 말했다.

글=김선하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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