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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 김현중, 곱상함에 가린 치열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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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꽃미남의 진리’ ‘완전체’ ‘꽃다발’ ‘걸조(걸어다니는 조각상)’…. 김현중(24)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거의 모든 기사가 그의 외모에 대한 격찬으로 시작한다. 여성팬들에겐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말 그대로 만화책에서 오려낸 듯한 생김새는 그를 두 번 연속 만화 원작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낙점시켰다.

지난해 ‘꽃보다 남자’(KBS)의 윤지후와 막 방송을 시작한‘장난스런 키스’(MBC)의 백승조다. 혹독한 연기수업을 받고도 주연 자리를 꿰차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 방송가에서 분명 과분한 캐스팅이다. ‘꽃남’ 때 ‘발연기’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팬덤 사상 처음으로 캐릭터 팬카페(‘지후앓이’)가 생길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던 그가 아닌가. 게다가 실제 김현중이 꽤나 거칠게 살았던 건 알려진 바다. 동대문 시장에서 일하는 부모님 밑에서 치킨 배달·막노동을 불사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팬심을 사로잡은 게 외모든 음악성이든, 스물네 살 청년의 스타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장난스런 키스’의 첫 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빠듯한 촬영 일정 때문인지 다소 해쓱한 얼굴로 그가 나타났다. 거뭇한 콧수염이 눈에 띄었다. 매끈한 외모에서 유일하게 지적되는 ‘옥에 티’다. 엇박자는 이뿐이 아니다. 상추를 ‘쌍추’라 발음하고, ‘아다리’ 같은 ‘서민’의 단어가 툭툭 새어나온다. 시크한 건지, 멍한 건지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연기의 매력을 말하며 “재벌이 아닌 내가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할 때, 새삼 그도 ‘평민’이란 걸 깨달았다.

귀여운 까칠남 붐 일으키고 싶어

-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 이후 1년5개월 만인데, 드라마 복귀하니 어때요.

“촬영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꽃남’ 때는 겉은 화려했는지 몰라도 현장 자체는 터프했어요. 이번엔 또래 여자가 많고, 감독님(황인뢰 PD)도 부드러운 성격이세요. ‘아다리’가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그러나 ‘장난스런 키스’의 1, 2회 시청률은 4%에 채 못 미치고 있다.)

- 또다시 학원물에 만화 원작이네요.

“사실 고교생 역할 더 안 하려고 했는데, ‘꽃남’ 때 제대로 못한 거 유종의 미를 거둬보려고요(웃음). 백승조는 캐릭터로 보면 ‘윤지후+구준표’예요. 너무 천재라서 도도하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요즘 트렌드에 맞게 귀여운 나쁜 남자죠. 캐릭터의 반전도 줄 수 있고, ‘까칠남’ 붐을 한번 일으켜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 현중씨의 어떤 점이 백승조에 맞은 걸까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원래는 연말까지 놀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덕분에 일본 순정만화의 양대산맥이라 할 ‘꽃남’ ‘장난스런 키스’ 두 개를 다 한 유일한 배우가 됐으니, 영광이죠.(웃음)”

- 경쟁작 ‘제빵왕 김탁구’(KBS)가 워낙 강력한데요.

“경쟁한다기보다 우리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꽃남’ 땐 MBC가 ‘에덴의 동쪽’ 할 때였는데, 상황이 비슷해요. 학원물과 정극 대결이고, 저쪽이 한참 앞서가고. ‘꽃남’ 때도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했는데 7, 8회부터 꺾이더라고요.”

‘리틀 욘사마’ 스타성에 기대감

그를 만난 것은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에서 열린 ‘한류 톱스타들과 함께하는 MBC의 밤’에서였다. 해외 수입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 MBC 주요 드라마 연기자들이 인사차 방문한 것이다. 웅성이던 디너홀이 잠잠해지더니 참석한 60여 명의 눈길이 일제히 무대로 쏠렸다. 1m82cm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마네킹급 얼굴 비율의 김현중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사무(handsome)” 하는 찬사가 번졌다.

이날 김현중과 기념사진을 찍는 행운은 일본 콘텐트 수입업체 ‘SPO’의 여성 마케터 나오코 모리오카에게 돌아갔다. 전작 ‘꽃남’을 수입했던 SPO는 ‘장난스런 키스’의 기획 단계 때 수입 계약을 맺었다. 나오코는 “일본에서도 김현중 인기는 대단하다. ‘굿바이 윤지후’ DVD도 잘 팔렸고, 요즘은 ‘리틀 욘사마’로 주목받는다”고 했다. 배용준 소속사 ‘키이스트’가 최근 김현중과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키워주겠다”며 전속 계약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현중은 최근 배용준에 이어 ‘더페이스샵’ 화장품 광고에도 발탁됐다.

이제야 연기의 매력을 슬슬 알게 되는 것 같단다. “내가 아닌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평소 싸가지 없이 살 수도 없고, 재벌도 아니지만, 연기할 땐 그 사람으로 살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꽃남’ 때와 달리 입매가 찌그러지는 웃음이 도도함을 풍겼다. “아직 완전한 백승조가 아니라 다가가는 중이에요. 그래도 김현중보다 백승조로 사는 시간이 더 기니까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요즘 팬들 사이에선 KBS 월화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 중인 또 다른 ‘연기돌’ 믹키유천과 비교가 한창이다. “첫 방송 봤는데 잘 하더라고요. 저도 그랬지만 점점 나아지겠죠. 서로 좋게 잘하고, 끝나면 술 한잔 하자고 문자했어요.”

나는 노력파, 완벽주의자일 뿐

김현중과 두 작품을 함께 한 제작사 ‘그룹에이트’ 관계자는 “윤지후의 자상함보다 백승조의 까칠함이 더 많은 편”이라고 평했다. 일할 때 내성적이고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면도 비슷하단다. 황인뢰 PD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자상하면서도 도도한 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툭 건드리면 터질 듯한 승부욕도 있고. 끄집어낼 게 많은 친구”라고 말한다.

-연기와 노래, 어떤 게 더 매력 있어요.

“솔직히 노래가 제 성격이랑 맞는 것 같아요. 3분30초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 화끈함. 수만 명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 그 희열을 느껴본 사람은 포기 못하죠. 연기는 적응하는 단계예요. (이)민호도 ‘개인의 취향’을 보니 또 업그레이드됐더라고요. 동생들이 매번 발전하는 걸 보면 저도 자극 받고 욕심이 나요.”

-본인 외모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요즘은 더해요. 촬영이 심해질수록 피부도 엉망이고, 다크 서클도 생기고. 그리고 제가 원래 꾸미는 성격이 아니에요. 슬리퍼 끌고 다니는데 코디 누나들이 그걸 보다 못해 일 끝나면 앉혀서 머리 감겨주고 보내요.”

‘꽃남’ 때 재벌가 F4를 연기하기 위해 승마·아이스하키 등을 연마했던 그는 요즘 테니스와 기타 연습에 한창이다. 수영 장면 등을 대비해 몸 만들기에도 공을 들인다. 황 PD는 “타고난 연기자는 아니지만 스스로 서투른 걸 못 참는 편”라며 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캐스팅하면 연기 때문에 애는 좀 먹겠지만 ‘백승조=김현중’이라고 확신했다. 단지 외모 때문이 아니라 대중이 자기를 좋아하는 걸 경험해 본 사람만의 자신감이란 게 있다”고 덧붙였다.

극중 백승조는 IQ 200의 천재형 꽃남. ‘4차원 아이돌’로 불리는 본인과 비교하면 어떤 식일까. 김현중은 “제가 생각하는 저는” 하더니 잠시 뜸을 들였다.

“저는 승조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주의자인 것 같아요. 제가 만족하지 않으면 그 일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그만큼 노력해요.”

그러고 보니 아까 그가 말했다. “아직은 완전한 백승조가 아니지만 서서히 다가가는 중”이라고. 완전무결한 백승조는 만화 속에서나 가능할지 모른다. 만약 드라마 속 승조가 당신 마음을 건드린다면 그것은 김현중이 그만큼 ‘다가섰다’는 뜻이다. 지난 6년간 이렇게 우리 안에 다가왔듯.

글= 강혜란 기자
사진= MBC 제공


김현중은

출생 1986년 6월 6일

키 1m82cm, 몸무게 68㎏

취미 수영·헬스·농구·축구

학력 경희사이버대학교 정보통신과

데뷔 2005년 SS501 싱글앨범 ‘경고’

앨범
2006 SS501 정규 1집 ‘S.T 01 NOW’
2008 솔로앨범 ‘고맙다’ SS501 스페셜앨범 ‘FIND’
그 외 다수의 미니앨범
OST ‘꽃보다 남자-내 머리가 나빠서’
일본·대만·태국 등 현지 앨범

드라마·예능
2005 KBS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2009 MBC 우리 결혼했어요
2009 KBS 꽃보다 남자
2010 MBC 장난스런 키스

수상
2005 MBC 10대 가수가요제 남자신인상
SBS 가요대전 남자부문 신인상·네티즌 인기상
2008 제22회 일본 골든디스크대상 더베스트10 뉴아티스트상
제5회 아시아송페스티벌 아시아 최고가수상
2009 제4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인기상
제4회 서울드라마어워즈 인기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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