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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피아니스트 안스네스 내한 연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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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안데르센.입센.뭉크.그리그의 나라 노르웨이. 올해는 노르웨이가 86년간 스웨덴의 지배 하에 있다가 독립한 지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 피아니스트 안스네스는 올해 시즌 노르웨이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건반 앞에서 지휘하면서 세계 순회공연 중이다.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34)도 새해 들어서도 무척 바쁘다. 뉴욕 카네기홀의 '퍼스펙티브'시리즈에 최연소 아티스트로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카네기홀이 해마다 유명 아티스트를 초청해 그의 음악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 공연이다. 올해 중 여섯 차례 같은 무대에 서면서 가곡 반주, 독주, 협연, 실내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또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의 베를린 필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2번'을 녹음할 예정이다.

20일 열리는 그의 내한 공연은 노르웨이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안스네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996년 첫 내한 무대에서 마리스 얀손스 지휘의 오슬로 필과 협연했고 99년, 2002년 두 차례 독주회를 열었지만 건반 앞에서 지휘하면서 교향곡.협주곡을 들려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세기 방식대로 피아노 반향판을 없애고 관객을 등지고 연주한다.

노르웨이 체임버는 77년에 창단된 현악 앙상블. 2002년 그라모폰 음반상 협주곡 부문을 석권한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 제3번, 제4번, 제11번(EMI)을 안스네스와 녹음했다. 함께 녹음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9번, 제18번도 국내 출시됐다. 과장된 몸짓이나 꾸밈없이,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연주가 일품이다. 열정적인 빠른 악구에서도 한 음표도 얼버무리지 않고 꼼꼼하게 드러내면서 순간의 울림에 충실하다.

안스네스는 무대 위에서 나비 넥타이와 연미복을 입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세이 미야케가 디자인한 검정 셔츠가 그의 연주복이다. "독주만 고집하는 피아니스트는 진정한 음악가가 될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실내악 연주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반주를 맡았고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와는 슈베르트 가곡집 음반을 여러 장 냈다. 여름 시즌에는 노르웨이 어촌 리조르에서 열리는 실내악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한다.

◆ 공연메모=그리그 '홀베르크 모음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18번 K.456', 바흐 '피아노 협주곡 제5번 BWV 1056', 하이든 '고별 교향곡'등. 20일 오후 6시 LG 아트센터. 02-2005-011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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