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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배구연습장 착공 왜 지연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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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용 펜스 공사도 중단된 채 착공 못 하고 있는 천안 불당동 현대캐피탈 배구연습장 부지. 뒤에 보이는 건물은 천안시청. [조영회 기자]

지난달 착공 예정이던 현대캐피탈 배구단 연습장 공사(본지 2010년 5월 4일자 L2면)가 한달째 지연되고 있다. 천안시청 옆 불당동 242-2번지 3만3000㎡(1만평) 시유지 주위의 공사용 펜스 설치 작업도 멈춰진 상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천안시는 2008년 10월 시 연고 배구단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팀을 위해 당초 야구장을 지으려 했던 시유지에 배구연습장을 짓기로 하고 현대측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두달 후 보완 협약에서 현대측은 시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대신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스포츠 콘텐트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첨부한 체육관 설계 예상(안)에 체육관 외에 비치발리볼 경기장(약 600평)과 수영장 설립을 명시했다.

그러나 현대측이 연습장 건축 협의(허가)를 위해 올해 5월 시에 제출한 설계도엔 수영장이 빠져 있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천안시의회 등이 천안시와 현대캐피탈측에 약속 불이행을 따지기 시작했다.

◆“수영장을 지어라”=천안시는 지난 4월 야구장 조성 계획을 변경 고시하는 등 배구연습장 공사 추진에 필요한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배구연습장이 들어서는 곳은 체육시설부지로 현재 공시지가 82억원(㎡당 25만원)이다.

장기수 시의원은 “천안시가 요지 1만평을 제공하면서 주민 시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불당동·백석동에 아파트만 많이 들어섰지 기존 종합운동장 외에 번듯한 주민체육시설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건축 협의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시는 배구연습장이 당초 계획과 달리 설계도면에서 수영장 등 시민에게 제공키로 한 주요 생활체육시설이 빠져있는데도 관련부서 검토를 거쳐 5월 협의를 완료했다.(BT0사업으로 건축주는 천안시장)

최근 시의회 등에서 이의를 제기하자 천안시는 지난달 20일 착공 허가를 보류한채 현대측에 주민이용시설 확충을 요구했다. 시가 요구한 시설은 길이 50m 6레인 규격의 1000㎡ 규모 실내 수영장과 북카페(150㎡), 다목적회의실(300㎡), 공원시설 등이다. 사우나 및 체력단련장(100㎡)은 러닝머신과 자전거 등 10개 기종 이상의 운동기구를 비치하고 하루 3시간 이상 개방토록 요구했다. 시는 수영장을 지으려면 공사비 약 160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캐피탈 배구연습장 조감도.

◆현대캐피탈 입장=구단주인 현대캐피탈 대표이사가 해외출장 중이라 귀국하면 천안시 요구의 수용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유용상 인프라서비스팀 차장은 “2005년 창단과 함께 천안을 연고로 그동안 연습장과 숙소가 없어 경기도 용인에서 생활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이제 겨우 천안에 실질적으로 둥지를 트려고 하는데 공사가 중지된 상태”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에 제출한 설계도에 의하면 배구연습장은 국내 체육관 처음으로 사면이 전체 유리로 설계한 전면 오픈방식으로 주민들이 밖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발리볼경기장 대신 천안시가 요청한 게이트볼장을 지을 계획이다.

유 차장은 “연습장은 천안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설계와 자재 등에 신경을 써 건축비도 당초(120억원) 두배인 2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수영장에 대해선 “당초 논의됐던 것(수영장)도 선수 전용 시설이었지 일반인을 위한 대형 수영장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현대캐피탈 배구연습장=연면적 4513㎡, 관중석 1000석 규모의 배구연습구장과 지상 4층 21실 2436㎡ 규모의 선수단 숙소 등을 짓는다. BT0(Build-Transfer-Operate,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사업으로 건설돼 시설 소유권은 천안시가 갖고 현대측은 20년간 시설 운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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