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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조 인수 4파전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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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31일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 대표 30여 명은 시민공모주 모집등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대선주조가 향토기업의 역할을 다하도록 부산상공계는 결집하라.”

31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분수대 광장.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 200여개 대표 30여명은 ‘향토기업 대선주조 되살리기’기자회견을 마친 뒤 구호를 외쳤다. 시민단체들은 “부산 상공인들이 힘을 합쳐 대선주조 인수전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시민공모주 모집, 무학 ·롯데 등 외부 기업의 참여 반대, 대선주조의 지역공헌사업 활성화 등을 요구했다. 대선주조 인수전이 점차 뜨거워 지고 있다.

대선주조는 사모투자펀드인 코너스톤 에퀴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2년 4개월 만에 다시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곳은 부산 상공인 컨소시엄과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 경남 소주업체 무학 등이다.

부산 상공인 컨소시엄은 참여업체와 인수예정금액 산정 등 구체적인 인수절차를 밟고 있다. 지역 상공계는 3일까지 매각 주간사인 대우증권 측에 대선주조 인수의향서를 낼 계획이다.

비엔그룹은 지난달 27일 대우증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비엔그룹은 제조업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소비재로 확산하기 위해 대선주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학은 대선주조 인수를 통해 전국 시장점유율을 높여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처음처럼’의 두산주류를 인수한 롯데주류BG도 그룹 연고지인 부산시장 확보를 위해 대선주조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조는 1930년 설립된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올해 설립 8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지역 시장점유율은 74.6%이며 전국 점유율은 7.6%로 소주업계 5위권이다. 지난해 영업실적은 1015억원 매출, 영업이익 202억원, 순이익 134억원이다.

그러나 2004년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햄·우유) 회장이 600억원에 대선주조 경영권을 인수한 뒤 2008년 4월 코너스톤 에퀴티파트너스에 3600억원을 받고 재매각하면서 부산시민들로 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95%에 달했던 대선주조의 부산 시장 점유율은 최근 들어 60%선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선주조 김일규 상무는 “대선주조는 부채가 거의 없고 경영실적이 건실하기 때문에 책임있는 경영주만 나선다면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는 항토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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