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In&Out 레저] 물회에서 카나페까지 그 화려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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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굴을 먹을 때 보통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는다. 그러고는 이 방법이 굴을 제대로 먹는 것으로 여긴다. 날 것을 기피하는 서양인들도 굴은 생으로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굴 요리법은 굴밥.굴물회.굴튀김 등 다양하다. 서울 리츠칼튼호텔 일식당 '하나조노'의 양승남 조리부장은 굴 요리에 관해선 박사급으로 통한다. 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굴 요리의 알짜만 골라 week& 지면에 풀어놓았다.

정리=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찍음장 따라 맛이 달라요

굴은 바다에서 채취한 자연 그대로 먹는 맛이 최고다. 그냥 먹기 밍밍해 초고추장을 곁들이기도 하는데, 전통적으로 가장 즐겨 먹는 방법이다. 일본에서는 연한 간장에 찍어 먹는다. 매운 맛을 피해서다. 날것을 기피하는 서양인도 굴은 생으로 곧잘 먹는다. 초고추장 대신 레몬즙과 곁들이고, 화이트 와인의 최고 안주로 꼽기도 한다.

한국식 초고추장

▶재료=가는 고춧가루 2큰술, 굵은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2작은술, 볶은 참깨 1/2작은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식초 2큰술, 사이다 2큰술, 생수 2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재료를 골고루 잘 섞어 상온에서 5일간 숙성시키면 깊은 맛이 난다.

유럽식 레몬소스

▶재료=토마토 1/4개, 붉은 파브리카 1/4개, 녹색 파브리카 1/4개, 양파 1/4개, 칠리소스 1큰술, 식초 1큰술, 레몬 1/4 개, 화이트 와인 약간, 올리브 오일 적당량

▶만드는 법=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달군 뒤 다진 토마토.파브리카.양파를 살짝 볶는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한 방울 정도 떨어뜨려 칠리소스.식초.레몬즙을 넣어 잘 섞는다.

일본식 본즈소스

▶재료=간장 1큰술, 청주 1큰술, 식초 1큰술, 생수 60cc, 가쓰오부시 5g, 갈은 무 30g, 실파 약간

▶만드는 법=갈은 무를 뺀 재료를 잘 섞어 3~4시간 숙성시킨 뒤 면보로 가쓰오부시 등을 걸러낸다. 내기 직전에 무즙과 잘게 썬 실파를 담아낸다.

◆ '우리' 스타일로 먹으려면

굴을 익혀 먹는 대표적인 방법은 굴솥밥. 밤.대추.은행 등 각종 영양 재료를 곁들여 한 겨울에 배 속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양 부장이 소개하는 굴솥밥은 별도의 비빔 양념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특징. 굴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넉넉해 과음으로 무너진 영양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굴 물회는 술을 마시면서 먹는 안주감이나 술 마신 뒤 먹는 속풀이용 음식으로도 훌륭하다.

굴 솥밥

▶재료=생굴 300g, 불린 쌀 450g, 대추 3개, 은행 30g, 만가닥 버섯 25g, 청주 3큰술, 국간장 3큰술, 생수 720㎖, 소금 적당량

▶만드는 법=잘 손질한 굴에 소금을 약간 뿌려 수분이 제거될 수 있도록 5분 정도 재워둔다. 대추는 씨를 빼고 잘게 채를 썰어둔다. 20분 정도 불린 쌀과 굴.은행.만가닥버섯.대추를 솥에 잘 섞어 담는다. 생수에 청주와 국간장을 섞어 솥에 붓고 약한 불에서 밥을 짓는다.

굴 물회

▶재료=생굴 100g, 배 1개, 미나리 20g, 홍고추 1개, 풋고추 1개, 채 썬 대파 1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볶은 참깨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설탕 1/2작은술, 소금 약간, 초고추장 3큰술, 생수 360㎖

▶만드는 법=생굴을 살짝 데쳐 식힌 뒤 물기를 뺀다. 배는 가늘게 채를 썰고, 미나리는 4cm의 크기로 썰어둔다. 홍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빼고 잘게 다진다. 그릇에 굴.배.미나리를 넣고 파.마늘.참깨.참기름.설탕.소금을 넣고 무친 뒤 초고추장으로 다시 한번 버무려 생수를 부으면 완성.

◆ '그들' 스타일로 즐기려면

눈을 살짝 밖으로 돌리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굴요리가 많다. 일본식 굴튀김은 바삭바삭 씹히는 튀김옷과 더불어 굴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 영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프랑스식 굴 카나페는 화려한 파티 음식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둥글게 튀겨 만든 굴 요리를 예쁜 잔에서 꺼내 먹는 재미도 있다.

일본식 굴튀김

▶재료=생굴 120g, 방울토마토 10개, 팽이버섯 15g, 실파(잘게 썬 것) 1뿌리, 밀가루.식용유.나무꼬치 적당량

▶튀김옷 재료=빵가루 50g, 계란 노른자 1개, 밀가루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전분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국물 재료=생수 150㎖, 다시마(10×10㎝) 1장, 맛술 1큰술, 간장 1큰술

▶만드는 법=생굴을 꼬치에 꽂아 밀가루에 버무려 둔다. 튀김옷 재료를 잘 섞어 굴에 묻힌 뒤 튀겨낸다. 다른 팬에 방울토마토의 껍질이 벗겨져 익을 정도로 볶아놓는다. 기본 국물 재료를 섞어 약한 물에 약 5분간 끓여낸다. 팬에 2cm 길이로 자른 팽이버섯, 방울토마토, 실파를 넣고 기본 국물을 붓고 살짝 끓인 뒤 굴 튀김에 부어서 낸다.

프랑스식 굴 카나페

▶재료(1인분 기준)=생굴 2개, 밀가루 약간, 계란 노른자 1개, 만두피 1장, 방울토마토 1개, 깻잎 1장, 식용유 약간, 캐비어 3g

▶레몬 소스 재료=레몬 1/2개, 무즙 1작은술, 화이트 와인 약간

▶만드는 법=물기를 없앤 굴에 밀가루를 묻혀 계란 노른자에 버무린다. 굴을 만두피에 올려 김밥처럼 동그랗게 만다. 굴말이를 식용유(160도)에서 튀겨 기름을 빼놓는다. 뜨거운 팬에 방울토마토와 화이트 와인을 넣고 토마토 껍질이 벗겨져 속 안이 익도록 볶는다. 레몬을 즙을 내 무즙.화이트와인과 고루 섞어 레몬 소스를 완성한다. 와인이나 칵테일 잔에 레몬 소스를 넣고, 굴말이 튀김, 볶은 방울토마토를 담고 캐비어와 깻잎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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