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섭정시대’ 여는 내달 초 당대표자회 3대 관전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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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김정은 후계자 공식 지명하나

150명인 당 중앙위원 선출 유력
일부선 “공개 안할 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셋째 날인 28일 창춘시 외곽에서 열린 농업박람회장을 찾아 전시된 옥수수를 살펴보고 있다. 이 행사에는 중국에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김정일 왼쪽)과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맨 왼쪽)이 참석했다. [연합=CCTV 촬영]

북한이 9월 초 개최하는 노동당 대표자회는 북한의 후계체제와 권력구조 개편의 중대 분수령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소집해 “당의 최고 지도기관을 선거(선출)”한다고 북한이 공시했기 때문이다. 실제 1958년과 66년의 1, 2차 당대표자회는 김일성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반대파를 대거 숙청하는 등 북한 권력 재편에서 일대 전기였다. 김정일은 지난 26일부터의 방중에서 중국 지도부에 이번 당대표자회의 조직·인사와 새 노선을 통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대표자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정용수 기자



②‘포스트 김정일’ 세대교체 할까

당 정치국 93년 이후 충원 없어
장성택·오극렬 등 진출할 듯

이번 당대표자회에선 김정은의 후계체계 구축을 위한 세대교체도 이뤄질 전망이다. 북한은 93년 12월 이후 노동당 공식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국이나 정치국 상무위원회, 비서국 구성원들의 충원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컨대 93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 3명 가운데 김정일이 유일한 생존자다. 당시 상무위원이던 김일성(총비서)과 오진우(인민무력부장)는 사망한 지 오래다. 정치국 위원도 당시엔 13명이었으나 김정일·김영주(최고인민회의 명예부위원장)·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전병호(당 비서) 등 4명만 살아 있다. 그나마 김영주·전병호는 각각 88세·84세의 고령이다.

정치국 후보위원도 상황이 비슷하다. 그런 만큼 이번에 정치국의 대대적 물갈이가 예상된다. 상무위원에는 김정일 외에 김영남·장성택·김영춘(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최영림(내각 총리)이 입성할 것이란 얘기가 많다. 국방위 부위원장인 오극렬과 김기남 비서 등은 정치국원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국방위원회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국방위원들의 정치국 진출이 두드러질 수도 있다.



③ 강성대국 새 정책노선 채택되나

‘선군사상’ 당 규약 반영 예상
경제난 타개할 정책 나올 수도

북한은 98년 개정 헌법에서 “김일성 동지를 영원한 주석으로 모신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4월엔 헌법 수정을 통해 통치 지침으로 주체사상에 선군사상을 추가했다. 이런 점들은 현재의 당규약(80년 개정)에 반영돼 있지 않다. 현 규약상의 노동당 ‘지도적 지침’은 김일성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돼 있다. 따라서 이번 당대표자회에선 이 지침에 선군사상을 추가하는 당 규약 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새 정책 노선이 나올지도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고 공언해 왔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인 2012년 군사·사상·경제에서의 강국을 만들어 강성대국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93년 12월 전원회의에서 “94~96년을 완충기로 둔다”고 결정한 것 외에 장·단기 노선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경제난은 가중되고 있다. 그런 만큼 2012년의 국가 목표와 관련해 새 노선이 채택될 수도 있다.

☞◆당대표자회=북한은 당대회를 노동당의 최고 지도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당규약 21조). 5년에 한 번 열린다. 그러나 당대회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긴급한 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당 중앙위원회의 요구에 의해 당 대표자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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