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밥 딜런 평전 낸 한대수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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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64년 8월 28일, 비틀스와 밥 딜런은 처음 만났다. 이날 밥 딜런은 비틀스에게 마리화나를 가르쳤다. 이후 비틀스의 음악 궤도는 완전히 수정됐다. 밥 딜런을 시인이자 철학자, 포크의 대가로 만든 건 유대인이라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한 '오만과 신비주의' 전략이었다.

클래식에 비유하자면 바흐와 베토벤에 해당하는 이 두 대가를 비교.서술한 책 '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스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숨비소리)에 담긴 내용이다. 저자는 한국 포크록의 대부 한대수(57)씨다.

한씨는 "비틀스와 밥 딜런만 알면 로큰롤의 역사가 거의 다 해명된다. 그들이 음악을 해야만 했던 이유, 또 스타덤에 오르기 위해 동원된 음모와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술을 위해 뉴욕의 도서관과 미8군 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를 뒤졌다. 직접 꼽은 명반 리스트, 음악과 관련된 영화 이야기 등 소소한 읽을거리도 재미를 더한다. 미국을 오가는 생활을 한 한씨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팔짱을 끼고 걷는 장면을 목격하는 등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그래서 더 생생하다.

마침 2001년 올림픽 펜싱 경기장에서 열린 한씨의 32주년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앨범도 발매된다. 전인권.이상은.강산에, 특별 게스트로 나선 몽골 국립 국악단원의 음악도 맛볼 수 있다.

사진 작가이기도 한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예술 누드 촬영. 그는 "몽골의 사막에서 전지현씨 같은 한국 여성의 누드를 찍고 싶다. 섬세한 동양 여인의 모습과 자연이 어우러지면 서양 사람들에게 한류 이상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경희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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