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휴대전화 커닝 '동작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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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 부정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렇다고 몰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적발해 내기도 어려웠다.

경희대 전파공학과 김인석 교수는 시험장에서 켜놓은 휴대전화를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특허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시제품은 2월 중 내놓을 예정이다.

휴대전화 적발기술은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몰래 가지고 들어왔더라도 켜 놓기만 하면 찾아낼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파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감독관이 손바닥 만한 적발기를 주머니나 손에 들고 교실을 돌아다니면 휴대전화 사용자 5m 안에서 빨간불이나 진동이 울리게 된다. 지름 5m 안에는 여러 수험생이 있을 수 있지만 적발기에 표시되는 전파가 나오는 방향을 따라가면 휴대전화 소지자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원리는 간단하다. 휴대전화만 사용하는 전파만 감지할 수 있는 필터를 단다.

이는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사용하는 전파는 정부에서 정해 줬기 때문에 그 전파만 있으면 휴대전화라고 단정할 수 있다. 그 뒤 전파의 세기가 점점 강해지는 방향을 표시해 감독자를 인도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이 적발기는 다른 수험생을 방해하지 않을뿐더러 전파를 발산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하다"며 "시험장 휴대전화 부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전파차단기는 방해 전파를 쏘아 휴대전화 전파에 혼신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전파법에 어긋나 시험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이 차단기를 도입하려고 검토한 학교가 있었으나 위법성 때문에 포기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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