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계 재산 리모델링] 은퇴 앞둔 50대 가장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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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50대 가장입니다. 앞으로 5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고 은퇴할 예정입니다. 은퇴 시기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 노후생활에 대해 걱정입니다. 노후를 편안하게 살아갈 대책이 궁금합니다.

A: 오모(53)씨는 아내(47)와 대학 4년인 딸, 그리고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과 살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 강남에 살고 있고 은퇴 후에도 강남권에서 생활하기를 원한다. 그는 노후 대비 '10억원 만들기'는 거의 달성했지만 적당한 규모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은퇴 후 생활자금, 거주지역 따라 달라

도시노동자 평균소득의 3~4배에 달하는 높은 연봉을 받는 의뢰인 가족은 월 생활비 200만원, 의뢰인 용돈 40만원, 자녀 용돈 60만원, 부모 용돈 40만원 등 한달에 34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보통 노후자금 설계 때 부부생활비는 현재 생활비의 70%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은퇴 후에도 강남권에 살려한다면 추가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골프 등 건강을 위한 레포츠 자금뿐만 아니라 경조사비.재산세 등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오씨의 경우 은퇴 시점에는 자녀 용돈을 빼고, 오씨 용돈과 부모 용돈은 은퇴와 노부모님의 잔존수명을 고려해 50%만 반영하면 240만원을 노후생활비로 산정할 수 있다. 또 개인연금 가입으로 오씨가 60세부터 80세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금수령액은 매월 75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오씨는 노후에 국민연금도 월 70만원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정확한 산정이 어려워 이를 논외로 한다.

오씨 부부가 80세까지 생존하는 것을 가정해 노후생활비를 계산하면 부부 공동생활비 3억9600만원, 부인 단독생활비(남편과 나이차인 6년간 산정) 6696만원 등 현재 가치로 4억6296만원이 필요하다. 오씨가 은퇴하는 7년 뒤까지의 물가상승률(연 3%)을 고려하면 5억6938만원이 된다.

#노후자금 마련은 펀드 적극 활용해야

오씨는 주식형펀드 3개에 4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투자함에 있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와 중소형주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분산하는 것이 정석인데, 이런 측면에서 의뢰인은 펀드 선정을 잘한 편이다. 오씨가 60세가 되는 2012년까지 꾸준히 투자하면(연 10% 수익률 가정) 7700만원으로 불어날 것이다.

아내 명의의 장기주택마련저축은 2006년 1월 만기까지 월 100만원씩 불입하면 만기에 원금 기준으로 5200만원이 된다. 연평균 7% 금리를 가정하면 만기에 7000만원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돈은 2012년까지 은행권의 후순위채권이나 선박펀드 등을 활용하면 정기예금 대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세후 연 4%를 가정하면 8500만원 정도로 불어난다.

지난해부터 월 50만원씩 넣고 있는 적립식펀드 투자도 2009년까지 불입하면(연 10% 수익률 가정) 4000만원 정도 모을 수 있다. 이를 다시 2012년까지 3년 동안 상호저축은행(연 4%)에 예치하면 44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여윳돈은 매월 380만원인데, 이를 보험료(20만원)를 제외한 금액 중 월 100만원씩 5년간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넣어 6900만원을 마련하고 혼합형펀드에 나머지 260만원을 적립해 60세까지 1억3700만원으로 불린다.

이렇게 60세까지 모은 돈이 총 4억1200만원으로, 노후 필요자금 5억6938만원에 1억5738만원 모자란다. 하지만 부족분은 아파트 평수를 줄여 보충하면 된다.

#금융자산 늘리고 부동산 비중을 낮춰야

오씨는 서울 강남에 전세로 살고 있으며 구리시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구리의 아파트를 처분해 강남에 40평대 아파트를 사고싶어 한다.

지금은 서울 강남권의 40평형대로 옮기기에 좋은 시점이다. 강남권 부동산은 지난해 정부의 각종 규제책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정부의 재건축 규제 등으로 공급 물량의 감소가 불가피하며 소형 평형 의무비율 제도의 도입으로 강남권의 대형 평형은 향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강남권의 '블루칩' 아파트를 노려보는 게 좋다. 구리시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현재 살고 있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으면 8억원가량의 주택 구입자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유의할 게 있다. 자산의 8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서는 노후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노후대비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되 부동산 비중은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3~5년 후 은퇴하거나 자녀들이 독립하면 아파트 평수 줄이기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강남지역의 30평형대로 이사한다면 약 2억원, 20평형대로 간다면 4억원가량의 여윳돈이 생겨 노후대비 자금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보험 가입은 목적을 뚜렷이 해야

오씨는 현재 가입한 보험이 없다. 그는 나이가 많아 까다로운 건강진단 절차를 거쳐야 하며 아예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도 있다. 보험료도 높게 책정될 것이다. 오씨는 은퇴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료 납입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는 게 좋다.

그는 가족에 대한 유족사망 보험금에 대한 보장은 원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자산을 모아 두었기에 갑자기 사고가 생긴다 해도 가족들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서다.

따라서 유족사망 보험금과 건강특약을 겸할 수 있는 종신보험보다는 건강 관련 질환을 중점적으로 보장하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암.성인병.상해까지 골고루 보장받을 수 있는 종합건강보험은 10년납 기준으로 15만~2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납입 기간을 늘리면 보험료는 더욱 낮아지지만 되도록 은퇴시점에 맞춰 보장준비를 끝내는 게 좋다. 오씨는 매월 20만원의 종합건강보험에 추가 가입할 것을 권한다.

정리=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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