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씨와 미담이가 25일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태성 기자]
처음에 김씨는 키 55㎝에 몸무게 26㎏의 큰 개가 자신에게 달려와 점프를 하고 얼굴을 핥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점점 김씨도 미담이의 적극적인 면을 닮아 가기 시작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거는 게 쑥스러워 엘리베이터를 타도 내려야 할 층에 못 내리거나 강의실을 못 찾는 경우가 있었다”며 “미담이를 덜 고생시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공부도 열심히 했다. 비록 장애가 있었지만 뒤처지기 싫었다. 장학금을 받아 치킨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참고 자료를 풍부히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미담이와 본인이 체험한 이야기를 응용해 써 낸 경우가 많다. 그는 “짜깁기를 할 수도 없고, 모든 것이 제 머릿속에서 나와야 하니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이 생각해야 했다”며 “교수님들이 창의적인 답안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영어교사가 되고 싶은 김씨는 10월에 임용고사를 볼 계획이다. 미담이와 함께 교단에 서서 비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그의 꿈이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