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김연아를 맡아 지도해온 오서 코치가 더 이상 김연아를 가르치지 않는다. 오서 코치의 매니지먼트사 IMG뉴욕과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는 24일 보도자료를 내 “오서 코치와 김연아가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오서 코치가 앞으로 아사다를 지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피겨계의 반응은 “가능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서 코치가 아사다를 지도하게 된다면, 오서 코치와 김연아는 7개월 뒤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3월 21~27일·일본 도쿄)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다.
김연아(오른쪽)가 올 초 밴쿠버 겨울올림픽 도중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활짝 웃는 모습.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함께 일궈낸 오서 코치와 결별하 기로 했다. 둘은 지난 5월부터 불편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아사다는 올림픽 시즌 러시아 출신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에게 사사했지만, 타라소바 코치와 성격이 맞지 않아 불협화음을 빚었다. 또 타라소바 코치가 만든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종’은 ‘최악의 프로그램’이라는 해외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며 새 코치를 물색 중인 아사다는 라이벌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킨 오서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고, 오서 코치는 코치직 제의를 심각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스터 트리플악셀, 트리플악셀 워너비에게로 가나=오서 코치는 일단 “내가 아사다의 코치를 맡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맡지 않겠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있다. 피겨계는 “오서 코치가 김연아를 지도하지 않는 만큼 아사다의 코치를 맡는 데 거리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또 김연아와의 결별이 알려지면서 일본 측에서 적극적으로 오서 코치 영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아사다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후 “나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앞으로 나를 이끌어주고 기술적으로 향상시켜 줄 사람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트리플 악셀 성공에 목을 매는(트리플악셀 워너비) 아사다에게 오서 코치는 적임자다.
오서 코치는 현역 시절 별명이 ‘미스터 트리플 악셀’일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악셀 점프를 구사했다.
◆그렇다면 김연아는=김연아는 일단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오서 코치와 결별한 김연아가 오서의 친구이기도 한 윌슨 코치와 오래갈 가능성은 작다는 예상이 많다. 오서와 윌슨 코치, 트레이시 윌슨 코치는 세 명이 한 팀이다. 그 때문에 팀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김연아를 예전처럼 도와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윌슨 코치는 그간 ‘죽음의 무도’,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 등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안무가로, 그의 안무가 김연아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서 코치와의 결별을 놓고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선수생활을 그만두려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올댓스포츠 측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 오서 코치와의 결별이 선수 생활의 마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새 프로그램 안무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토론토 크리켓 클럽에서 계속 훈련할 예정이며, 향후 훈련 계획과 코치 영입 내용은 추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온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