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끝낸 우즈, 슬럼프도 끝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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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타이거 우즈(34)와 엘린 노르데그린 부부가 24일(한국시간) 변호인 성명을 통해 이혼을 공식 발표했다.

결혼 직전이던 2004년 9월 라이더컵 개막식에서 다정한 한때를 보내던 우즈-노르데그린 부부. [중앙포토]

양측은 공동 성명에서 “결혼이 끝나 슬프고 서로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아이의 양육권은 공동으로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우리는 훌륭한 두 자녀의 부모이며 그들의 행복이 모두에게 가장 중요했고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라고 썼다.

이혼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엘린은 적게는 1억 달러(약 1200억원)에서 많게는 5억 달러(약 6000억원)의 위자료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우즈의 재산(10억 달러)으로 비추어 봤을 때 합리적인 액수로 보인다.

골프계에서는 사생활을 극도로 중시하는 우즈가 결혼생활 중 일어난 일에 대해 전처가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이혼은 우즈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이혼 서류에 서명한 것은 지난 7월 초인데, 당시 열린 AT&T내셔널에서 우즈는 11년 만에 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언더파를 치지 못했다. 우즈는 브리티시오픈 출전 직전 4시간짜리 부모 교육 및 가정 안정에 관한 교육을 받느라 비밀리에 미국으로 돌아왔고 그로 인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미국 골프계에서는 우즈가 이혼을 통해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성적이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과, 세상 일을 자신의 마음대로 통제하던 완벽주의자가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며 이로 인해 성적이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즈는 이혼이 확정된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가족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돈 많고 집을 오래 비우는 최고 남성 골퍼들의 이혼은 드물지 않다. 그레그 노먼(호주)은 2006년, 25년을 함께 산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 부인과 이혼하고 테니스 선수 출신인 크리스 에버트와 결혼했다. 이를 위해 전처에게 1억300만 달러의 위자료를 줬지만 노먼은 에버트와 15개월 만에 갈라섰다.

닉 팔도(영국)도 매니저의 비서와 사랑에 빠져 첫 부인과 이혼했고, 20세의 골프 학생과 염문이 생겨 또 이혼했다. 3년간 그와 살던 이 여학생은 팔도가 다른 여인과 데이트를 하자 그의 포르셰 959를 골프 클럽으로 부쉈다.

콜린 몽고메리(47·영국)도 잦은 외도와 출장으로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다가 영화배우 휴 그랜트와 부인의 염문이 터진 뒤 이혼했다. 이후에도 몽고메리는 여러 스캔들을 만들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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