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미분양 홍수 속 입주·계약률 높은 단지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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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수도권에서 미분양이 쌓여 있고 입주는 더딘 대표적인 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경기도 용인에서 신봉 센트레빌은 거의 다 팔렸고 입주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업체 측에서 일찌감치 분양가를 낮춘 데다 편리한 교통 여건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제공]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는 올 들어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 중 하나다. 특히 입주가 몰린 성복·상현·신봉동 일대는 상당수가 아직 미분양 상태이고 불 꺼진 창이 수두룩할 정도로 주택시장 사정이 나쁘다.

그런데 신봉동 동부센트레빌은 계약률이 90%를 넘었고 입주율도 70%를 웃돌아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전용 84~158㎡ 1238가구다. 동부건설이 지었다.

신봉 센트레빌의 계약률·입주율이 높은 이유로 우선 저렴한 분양가가 꼽힌다. 군무원 등 군인공제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은 분양이 어렵지 않았다. 다른 단지들보다 분양가를 평균 10%가량 싸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2007년 말 분양 초기에 거의 100% 분양됐다.

문제는 다른 단지들과 비슷하게 분양가가 정해진 일반분양분이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5월 일반분양분의 가격을 6~13% 내렸다. 가구에 따라서는 분양가가 1억원 이상 낮아졌다. 업체 측은 중도금 전액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도 실시했다. 주변의 다른 미분양 단지들이 주저할 때 과감하게 분양가 인하 카드를 꺼낸 것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처음 한 달간 100가구 가까이 팔려 나갔다. 동부건설 마케팅팀 이하징 팀장은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분양가를 내려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유도했다”며 “실수요자가 많다 보니 입주율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등 입지여건 덕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7월 개통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서수지 나들목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불과 600m 정도밖에 안 된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다. 2014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 성복역(가칭)도 인근까지 들어온다.

단지 앞으로 신봉천이 흐르고 뒤에는 성지바위산이 있어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배산임수’형이란 점도 작용했다. 지난 6월 이 아파트 131㎡형에 입주한 김철중(57)씨는 “성지바위산은 광교산까지 이어지는데 주말마다 걸어서 광교산까지 등산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단지도 부동산시장 침체를 비켜 갈 수는 없어 일부 주택형의 분양가보다 떨어졌다. 단지 앞 하나공인 한경문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5000만~7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었지만 지금은 큰 주택형의 경우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용인 수지에선 최근 급매물을 제외하고 거의 거래되지 않아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교통 등 기반시설이 좋아지고 있으므로 실수요 차원에서 분양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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