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CU@ K-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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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 프로축구 K-리그가 막판까지 흥미진진했던 것은 파죽의 8연승을 달리며 선두 성남 일화를 추격한 울산 현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울산 8연승의 배경에는 유상철(31·사진)이 있었다. 유상철, 그가 내년에도 K-리그 무대에 선다.

유럽 진출 시도가 좌절된 유상철은 K-리그 3라운드 시작 무렵인 지난 10월 울산에 합류했다. 그리고 복귀전이었던 성남 일화전에서 축포를 쏘아올리며 3-1의 대승을 이끌었고, 이후 자신이 출전한 전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여덟경기에서 기록한 골은 모두 아홉골. 경기당 1.125골이다. 울산이 준우승에 그쳤다고 해서 그의 활약까지 빛이 바랜 것은 아니다.

울산은 시즌 종료 전부터 내년 시즌에도 그를 K-리그 무대에 세우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24일 유상철과 계약기간 2년에 재계약했다.

계약조건은 연봉 3억원에 격려금 2억원, 그리고 출전 승리수당 3백50만원이다. 거기에 은퇴 후 지도자 연수와 '유상철 장학재단' 설립 조건을 덧붙였다. 올시즌 유상철은 계약금 없이 월봉 2천만원에 계약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억4천만원이 되는 셈이다. 명목만 다를 뿐 사실상 연봉인 격려금까지 포함하면 내년 시즌 그에 대한 대접은 두배로 껑충 뛰었다.

해외 구단들의 재정난으로 유럽 프로축구 이적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상황을 고려해 일단 K-리그 잔류를 선언한 유상철이지만 자신의 꿈인 '유럽행'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계약조건에 그가 원할 경우 구단에서 해외 이적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유상철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해외, 특히 그가 원하는 유럽 진출이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행을 놓고 고민하던 이천수가 해외진출을 내년 하반기로 미뤘고, 유상철마저 울산 잔류를 결정함에 따라 "유상철·이천수만 있으면 울산은 우승후보 0순위"라는 축구 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게 됐다.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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